동네에서 아줌마 아저씨로 살아가기

by 최학희

브런치(Brunch)의 미숑로제 님이 올린 '동네에서 아줌마로 살아남기'라는 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글은 다음과 같이 시작됩니다.


'동네 아줌마로 지내기란 무척 피곤한 일이다.

특히 나처럼 소심하고, 잡념이 많은 성격이면 더욱 그렇다.

직장에서는 집단내의 나의 소속에 관련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 된다.

직장 내에서 얼굴만 안다던가, 아주 가끔 보는 사이라면 회식자리에서 몇 마디 나누면 될 터였다.

하지만 동네에서는 이 경계가 참 모호하기 짝이 없다.'



얼굴만 아는 사람과 그냥 아는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동네 아줌마로 지내기란 만만치 않다'라며 글을 이어갑니다.

누구에게는 아는 척을 하고, 누가 인사하면 어떻게 하는지 등등 머리 속이 복잡해지는 경험을 한다고 전합니다.

마치 우리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에게 인사를 해야 할지 말지 고민하거나, 인사했는데 상대방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그런 기억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미숑로제 님은 글에서 어릴 적 엄마는 아는 사람없이 모두 친하게 지냈다는 점을 떠 올리며, 동네에서 아줌마로 살아남기의 진정한 고수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동네에서 아줌마가 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이 있습니다.

바로 은퇴하게 된 후 의 삶의 모습입니다.

은퇴 후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남성 베이비부머는 퇴직을 기점으로 자연스레 미뤄두었던 가사 분담을 시작하나 서툽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55명 남성 베이비부머가 주로 담당하는 집안일은 '청소'와 '설거지'라고 합니다.

반면 요리는 서툴러, 약 10-20%만 요리할 줄 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퇴직자가 막상 집 밖을 나서면 맘을 터놓고 얘기할 친구는 고작 3명 내외라고 합니다.

하소연하고 부끄러움을 털어놓을 친구는 직장생활할 때에 비해 크게 주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퇴직자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게되고, 막상 집 밖을 나갈 때 느끼는 심적 부담감은 생각보다 큽니다.

저의 경우도 첫 퇴직후에 낮시간에 동네를 다니게 되면, 혹시라도 누가 보고 뭐라하지는 않을지 많이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40대초반이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컷을지도 모릅니다.

프리랜서 생활이 익숙한 지금도 여전히 평일 낮에 동네를 배회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마치 동네에서 아줌마가 되는 과정과 비슷해보입니다.

막상 아파트입주자대표도 하고 활동도 활발하게 했지만, 혹시라도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을 만나면 인사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시선을 어디에 둘 지 몰라 곤란한 경우도 잦습니다.

혹시라도 먼저 인사했는데, 상대방이 모른척 하면 그 당혹감은 생각보다 큽니다.



시니어라이프를 연구하면서 커뮤니티 운동을 체험하고 실천하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동네 아줌마로 적응하는 초보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분명한 점이 있어 소개합니다.

바로 시니어의 삶은 지역기반으로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눈 앞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인생에 걸쳐 몇 안 되는 소중한 인연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시니어라이프는 점차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시간은 점차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전의 부모님들이 동네에서 친하게 지냈던 것처럼,

3000미터 고지의 티벳사람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이웃과의 관계인 것처럼,

장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듯이,

동네 아줌마처럼, 동네 아저씨처럼,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함께 호흡하며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 시작은 작은 어울림이고, 그러한 공간에 참여하는 노력을 하나씩 늘려가야 합니다.

나부터 엘리베이터에서 반갑게 인사하는 연습을 좀 더 해야겠습니다.

https://youtu.be/W0ACIxuU0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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