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시간은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요즘 시간이 여유롭다.
지금 상황을 기회 삼아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알아보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그 중에는 조금이나마 해 본 것과 관심이 있던 것, 이번에 알게 된 것들도 있다.
코로나라 적극적으로 밖으로 나가 그 활동들을 하지 않고
거의 집에서 유튜브나 블로그로 배우며 독학을 했다.
나름 재미있긴 했지만 굉장히 느리게, 루즈하게 배우고 집중도가 떨어졌다.
조금 깨작거리다가 딴짓하면서 놀고, 또 다른 것도 깨작거리다가 놀고.
아무래도 일이 아니라 취미, 어떻게 놀지에 대해 고민하는 거라 집중도가 떨어진거 같다.
노는 일이라 집중하지 않았던 것, 굉장히 잘못한 행동이다.
일하는데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 마감기한이 다가오면 강제적으로 몰아서 집중하게 된다.
개인의 입장에서 봐도 집중하지 못하는 시간에 대해서도 월급은 나온다.
하지만 노는 일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온전히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만을 위해 혼자 또는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다.
노는 일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내 시간은 그야말로 낭비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나와 함께한 사람에게도 미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일 할 때보다 놀 때 더욱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일 할 때 집중하지 못한게 잘한 행동이라 하는게 아니다.
노는 일에 집중하지 못했을 때에 비하면 손해가 적다는 말이다.
코로나는 내가 여유 시간 동안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도록,
하는둥 마는둥 생각한 것들을 미룰 수 있도록 좋은 핑곗거리가 되어주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핑계를 대며 하지 않았던 행동들은
격상된 거리두기 단계에서도 가능한 것들이었다.
아무도 하지 말라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혹시 모를 위험이라는 딱 좋은 핑계로 가만히 있을 권리를 내가 나 자신에게 부여했다.
겨우겨우 이 생각까지 미친 지금은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돈 생각하지 않고 신청해서 배우고 있다.
관심있는 분야 리스트를 만들어 어떤걸 어디에서 누구에게 배울지 조사하고
바로 수강등록을 한 것이다.
독학은 돈도 아낄 수 있고 집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숙련자에게 지도를 받았을 때 입문자 수준을 넘어서는 속도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특히 도구에 대한 접근성이나 궁금증 해결 면에서 독학은 한계를 보인다.
독학을 곧 잘 하는 사람들은 상관없다.
하지만 무언가에 관심이 생겨 알아보고 직접 해보다가 금방 지쳐 포기하는 나 같은 사람들은
도움을 받아 입문자 단계를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입문자 단계를 지나갈 정도의 이해도가 생기면
그 분야에 흥미가 있는지, 앞으로 독학을 하게 된다면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이 가능해진다.
이번에 주된 핑곗거리였던 코로나는 실제로도 경제를 마비시킬 힘을 지녔다.
하지만 코로나가 없었어도 그 자리를 다른 핑곗거리가 대체할 것이다.
인간은, 아니 인간의 뇌는 그렇게 설계가 되어 있다.
에너지 소모를 덜 하는, 편한, 익숙한 상태로 지내는 것을 선호한다.
그 상태를 벗어나려 한다면 의지를 꺾기 위한 핑계들을 하나씩 내민다.
그 핑계들이 정말로 하려는 일을 가로막을만한 정도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의지를 꺾기 위해선 그럴싸하기만 하면 된다. '이걸 이렇게 갖다 붙여?' 싶을정도여도 된다.
제 3자가 들으면 말도 안되는 그 핑계에도 자기 자신은 쉽게 넘어간다.
오히려 아무 것도 안하는 나 자신을 합리화 할 핑계를 만들어 달라고 뇌에게 요청을 보내는 듯 하다.
이런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조금의 강제성은 필요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