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테라고도 하는데 이게 또 인사평가는 아닌...
아마존의 재미있는 문화 중 한 가지는 바로 이맘때쯤 하는 포르테 (Forte)이다. 크게 3가지 항목으로 나뉘는데,
1. 본인 평가: 내가 동기부여 되고 가장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 또 나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을 작성
2. 동료 평가: 올해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내 포르테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포르테 요청을 받은 사람은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 (Leadership Principal)에 입각하여 이 사람의 장점 (Super power) 그리고 성장 부분 (Growth Area)을 적어주게 된다. 내가 포르테 작성 요청을 받았지만 이 사람에게 가치 있는 피드백을 줄 만큼 업무가 겹치지 않았다면 거절도 가능하다. 작성한 포르테는 나에겐 익명으로 전달되고, 내 매니저만 작성자의 이름을 볼 수 있다.
3. 매니저의 평가: 위와 동일하게 장점과 성장 부분을 작성.
이쯤 되면 가장 궁금한 건 두 가지 일 것이다.
A. 포르테가 내 인사고과/평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B. 악의적인 평가를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일단 A는 그렇다/아니다로 의견이 분분하다. 포르테는 단순히 내 장점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기 위한 가이드이기에 인사고과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람도 있고, 나중에 팀을 옮기거나 승진할 때 포르테가 참고된다는 사람들도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단 내 장점과 나아갈 방향을 제3자 입장의 의견으로 듣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큰 기회이기에, 고과와는 별개로 귀중하다. 첫 해엔 B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애초에 이 사람의 '단점'을 적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더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적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내용을 적기 쉽지 않다. (물론 돌려 말하면 가능..) 또한 100% 익명이 아닌 내 매니저는 작성자의 이름을 볼 수 있기에 부당한 악의적 평가를 적기엔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꼬집어 되짚어 보면 이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노력했다는 것이 보인다. 감사할 뿐이다.
타인에게 평가를 받는 것은 어쩌면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나의 메타인지에만 의존하여 역량을 키워나가기엔 부족함이 있다. 따라서 이렇게 최대한 공정하게 설계된 시스템 안에서 내 매니저 외의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기회는 특별하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 꾸준히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