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카메라 재활용 하기
즉석카메라 대탐험의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벌써!?)은 카메라에 새 필름을 넣어 재활용하는 법을 소개하는 일일 것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 '즉석(일회용) 카메라를 다 쓰고 다시 사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물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보러 갑니다!
현상소에 카메라를 맡겨 필름을 현상하게 되면 카메라의 밑 뚜껑을 따서 필름을 뽑아내게 된다. 그런 후엔 빈 껍데기 카메라만 남게 되고 작업은 그 시점부터 시작된다.
이 상태에서 작업의 편의를 위해 카메라의 겉면 스티커 밑부분을 제거한다. 필요에 따라 그냥 스티커 전부를 제거해도 괜찮다. 대부분의 즉석 일회용 카메라의 겉면 스티커는 신기하게도 제거가 아주 쉽다.
카메라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양 옆면과 윗면에 접합부가 있고 이 접합부는 대부분 이가 맞물리는 식으로 되어있다. 보통의 일자 드라이버로 쉽게 지렛대의 원리(!?)로 벌릴 수 있다. 카메라를 분리하면 보통의 카메라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모습이 드러난다.
카메라를 분리(분해?)하고 나서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필름 카운터다. 사진을 몇 장 찍었는지 세어주는 필름 카운터는 대부분 역순으로 세팅이 되어있다. 27장 사용이 가능한 카메라라면 0->1->2... 하는 식이 아니고 27->26->25...라는 식으로 진행된다.
처음 27장 사용 가능한 카메라를 사용했기에 당연히 이런 의문이 든다. "여기에 36장짜리 필름을 넣어도 되는 건가?" 적어도 코닥 400TX Powerflash는 그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짧은 기간이지만 몇 가지 즉석카메라를 사용해 본 내 경험으론 대부분 처음 들어가 있던 필름 컷 수와 상관없이 다른 필름을 넣을 수 있었다. 아마도 세상의 거의 모든 대량생산 물품이 그러하듯 기본적으로 금형(틀)은 하나로 제작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돌아와 이 필름 카운터를 들여다보자면, 당연히 정교하지는 않다. 나는 보통 원래의 카운터에 맞춰 (이 경우는 27이 되겠죠) 톱니를 빙글빙글 돌려 맞춰놓고 재조립을 시작한다. 이럴경우 27->26->25... 순서로 카운팅이 진행된 후 >>>> 표시를 거쳐 다시 27로 돌아온다.
드디어 필름을 다시 끼울 순간이 다가왔다. 필름은 본래 카메라와 같은 400TX를 준비했다. 소매용 400TX는 36장이 기본이라 봐도 무방하다. 필름의 끝부분을 카메라에 들어있던 스풀(SPOOL)에 잘 끼워주면 필름 재장착의 절반은 끝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카메라를 재조립하고 사용할 수 있기까지의 과정 중 80%가 진행되었다 할 수 있다. 나머지 20%는 즉석카메라 대탐험 #3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