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죽음과 애도

할머니의 부고

by 호곤 별다방
"모친 고 정은임 님께서 2022년 5월 25일 소천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이 메시지가 내 폰으로 전달된 건 2022년 5월 26일 목요일 오전 9시 19분이었다. 카톡으로 엄마에게 온 메시지 확인은 동생의 전화를 받은 뒤 점심시간이었다. 회사에 출근해 회사식당에서 점식심사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카톡 보았냐고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인수인계를 받고 새로운 업무를 익히느라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업무시간에 개인적인 시간을 낼 새가 없는 요즘이었다.


우리 회사 근처에 살고 있는 두 살 아래 여동생이 오늘 언제 가볼 거냐고 물었다. 회사에 이야기해 보겠다고 했다. 우선 엄마와 통화를 하고 싶었다. 사무실에 앉아서 통화를 하는데 울먹거렸다. 엄마도 울먹거렸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흑흑 알았어 엄마, 이따가 갈게"


엄마와 통화를 끝내고 나니 나는 눈물과 콧물로 얼굴이 범벅이 되어 있었다. 화장실로 가서 세수를 하고 얼굴을 닦고 거울 속 내 얼굴을 보며 생각해 본다.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을까 떠올렸다. 지금은 칠순이 넘은 엄마가 예순이었을 때 집으로 할머니를 초대한 기억이 난다. 의정부에서 수원까지 오신 할머니는 많이 피곤해하며 거실에 앉아있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가 누워계시기만 했다. 가까이에서 외할머니를 본 건 그 기억이 마지막이다. 그 뒤로 나는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었다.


내가 결혼 한 뒤로 문득 외할머니가 생각날 때면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신랑하고 같이 외할머니한테 인사 가고 싶은데 언제 갈까? 그럴 때마다 엄마는 그럴 필요 없다고 하셨다. 첫째를 낳고 또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엄마, 외할머니한테 손녀 보여드리러 갈까? 엄마는 그럼 명절에 갈 테니 같이 갈까 하셨지만 막상 아이와 함께 지하철로 먼 길을 가는 일이 힘들게만 느껴져 한 해 두 해 미루다 보니 어느새 둘째가 생겼다. 여섯 살 터울로 생긴 둘째를 낳고도 외할머니에게 인사를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둘째가 28개월이 되었을 때 외할머니의 부고를 들었다. 결국 외할머니는 우리 신랑도, 내 딸과 내 아들도 한 번 못 보고 돌아가셨다. 한이 될 것까지는 아니지만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와 통화할 때 더 슬펐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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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할머니



분야: 소설


목차

1. 죽음과 애도

2. 할머니의 자장가

3. 초등학교 2학년

4. 남동생

5. 붕어빵과 외삼촌

6. 고통

7. 엄마의 생일과 한국전쟁

8. 일상

9. 대화

10. 환상

11. 사랑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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