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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틴강 Mar 10. 2023

시험 전 마음 비우기

3월 10일 금요일, 학원 모의고사 전 날

3월 25일 순경시험을 대비해서 매주 2회씩 모의고사를 보고 있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시험을 봤다. 일정상 특별히 전날 준비할 수 있는 게 없었고, 그동안 했던 것들을 점검한다는 생각으로 첫 시험을 치렀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성적이 잘 나왔다. 헌법 -1, 형사법 -3, 경찰학 -2, 총 6개를 틀렸고 총점 235점을 맞아 1등을 했다. 큰 기대 없이 봤기에 돌이켜보니 놀라운 점수였다. 그리고 돌아오는 수요일 다시 시험을 쳤다. 화요일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전에 조퇴를 했다. 컨디션도 좋지 않고 공부도 되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지만 하루 정도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무리하지 않았다. 전 날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으니 못 봐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고, 아침에 조금 일찍 가서 준비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왔다. 헌법 -1, 형사법 -4, 경찰학 -7, 총 12개를 틀렸고 총점 220점이었다. 2등과 1개 차이지만 1등을 했다. 기분은 좋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2등 한 친구보다 더 공부해야 되겠다는 압박이 생겼고, 다음 시험은 코앞까지 다가왔다. 부담스러운 마음이 점점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1등을 유지하고 싶고, 한편으로는 너무 부담을 갖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와 산책을 하면서 내심 시험 생각을 계속했다. 온 마음이 시험에 가있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마음을 비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오늘 생각했던 것을 글로 마무리하고 잠깐만 공부를 하고 잘 생각을 했다. 이번 모의고사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험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아직, 그리고 여전히 뱁새라는 것도 생각했다. 시험은 잘 볼 수도 있고 못 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욕심이 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균형감을 잃지 말자고 생각했다. 예민할 수 있겠지만 모든 예민함을 다 털어내지 말자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만큼 하자고 생각했다. 시험을 본 다음 틀린 부분만 기출을 회독하고 토요일을 마무리하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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