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방향을 바꾸는 용기

by 호호엠이

아이를 위한다는 말로
시간을 쪼개고, 치료를 끼워 넣고,
일요일 아침까지 언어치료에 나섰다.
치료실에서 복지관까지

30분 넘게 차를 몰며,
아이보다 내가 더 조급해했던 시간들.

그렇게 했는데도,
아이의 말은 별로 늘지 않았다.
그 사실이 더 허탈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많이’ 하는 게 아니라
‘맞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최근, 우리는 갑작스럽게 이사를 결정했고,
기존의 치료 일정을 전면 조정했다.
매일같이 돌아가던 익숙한 시간표를 멈추고,
다시, 우리에게 맞는 리듬을 찾기 시작했다.

새로운 ABA 센터에서는
그동안 아무도 짚지 않았던 구멍을 발견해 줬고,
무언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처음으로 들었다.
무리하게 끼워 넣었던 언어치료는 과감히 정리하고,
이제는 진짜 필요한 방향으로 움직여보기로 했다.

이건 단순한 루틴 조정이 아니라,
삶을 다시 짜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안다.
늦게라도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게 진짜 용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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