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고양이들은 낯선 장소에 오면 구석으로 숨어 며칠 동안 안 나오기도 한다.
누군가는 울타리를 만들어 두고 천천히 접근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레이도 집에 오면 구석이나 TV장 밑으로 숨을까 싶어서 옷방은 문을 닫아 두고 TV장 밑은 책으로 막아두었다.
레이는 대전 도착하자마자 병원에 들러 귀에 소독약을 엄청 넣고 귀가 흠뻑 젖어 집으로 왔는데도 숨지 않았다. 책상 밑에 이동장을 내려놓자 잠시 주위의 화장실과 물그릇, 밥그릇을 확인하더니 다시 이동장 안으로 들어가 누웠다. 그리곤 이동장 구석이 아닌 입구 쪽으로 얼굴을 대고 누웠다. 그가 추울까 봐 손수건을 덮어뒀는데 가만히 덮고 잠이 들었다. 아기 고양이의 체온 유지를 위해 1미터쯤 멀리 전기난로를 켜 두었다.
한숨 자고 일어난 레이는 바로 내 품에 안겼다.
레이는 내 손바닥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