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식을 전하러 몇 번 들렀지만 이곳에서 글을 쓰고 위로를 받던 시간은 벌써 오래 전이야.
2017년, 당장 하고 있던 일을 그만두고 싶어서 여기에 글을 썼었어.
당장 그만둘 수는 없었지만 그만둘 거라고 어딘가에 소리치고 싶었거든.
그 외침이 그 힘든 날을 조금이나마 견디게 해 줬고 난 시간을 가지고 은퇴를 계획할 수 있게 되었어.
지금은 2020년에 은퇴하고 벌써 5년 차야.
은퇴 전엔 시간이 그렇게도 느리게 흐르더니 이젠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
그저 시간이 지나 얼른 나이 들기만 바라던 그때와는 정반대지.
그 소중한 시간들을 그렇게 흘려보냈다니 많이 아쉬워.
하지만 되돌아간다 해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거야.
코로나와 함께 은퇴를 하는 바람에 그렇게도 원하던 파리 한 달 살기를 못했잖아.
기억나? 여기에 사소한 거 하나까지 모두 얘기했었는데...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지만)
작년에 드디어 '파리 한 달 살기'를 하고 왔어.
요즘은 그때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중이야.
내가 작년에 처음으로 독립출판을 해봤잖아.
써 놓은 글을 다듬고, 그림을 그리고, 책을 만드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어.
아침에 책상에 앉으면 그가 한두 시간마다 와서 허리 좀 펴라고 말을 해야만 책상에서 일어날 정도였으니까.
그는 내가 이렇게 뭔가를 집중해서 하는 건 처음 봤다 그러더라고.(결혼 20년인데.. )
독립출판을 해보니까 재미는 있는데 돈이 되지는 않더라.
한 해동안 팔아서 번 돈에서 그걸 만드는 데 들어간 돈을 뺐더니 150만 원 남았어.
놀랍지? 그래도 재밌어서 또 하는 중이야.
요즘 많이 덥지? 원래 첫 더위가 더 덥게 느껴져.
내가 있는 남양주는 서울보다 3도 정도 온도가 낮아. 겨울엔 많이 춥지만 여름엔 다행히 덜 더워.
오늘 아침엔 산에도 다녀왔는 걸. 집에서 바로 산에 가는 길이 있어서 산책하기 좋아.
레이는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럽고 점점 더 친해지면서 애교가 많아졌어.
오늘은 더운지 저렇게 누워 있네. ㅎㅎ
가끔 여기에 소식 전할게.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기도 해.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 생각해 볼게.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덥지만 시원한 날들 되길 바래.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