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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시연 Mar 23. 2017

손주 대신 고양이, 강아지



밥을 잘 먹지 않아 빼빼 마르고 잔병치례가 많았던 나를 늘 걱정하시며 한의원에 데려가기도 하고, 몸에 좋다는 것을 찾아 먹이시곤 하셨던 엄마.

웬일인지 반찬 투정 없이 잘 먹고 있을 때면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우리 딸 잘 먹어서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돼." 그게 제일 행복하다고 하셨다.


밥만 잘 먹으면 제일 행복하다 하셨다.

대학만 들어가면 제일 행복하다 하셨다.

취직만 하면 제일 행복하다 하셨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어찌어찌 미션 석세쓰를 했는데.   

이제 혼자서는 수행할 수 없는 미션 오더를 내리신다.


시집만 가면 제일 행복하다 하신다.

손주 보면 제일 행복하다 하신다. 

               

원하는 거 다 해드리고 싶은데...


일단 손주 말고 고양이, 강아지 재롱으로 안 되냐 물으니

강아지 고양이 끼고 살아 이런 거라며 괜히 불똥이 엄한 곳으로 튄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 그리고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다. 돌아보면 눈부신 날들로 기억될지도 모르는 지금의 노처녀의 일상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노처녀 히스토리는 노! 처녀가 되는 그날까지. 쭈욱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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