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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작가 Nov 12. 2023

도쿄 카페투어(35) - 알파 베타 커피 클럽

도쿄 카페투어(35) - Alpha Beta Coffee Club

도쿄 카페투어(35) - Alpha Beta Coffe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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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2-0035 Tokyo, Meguro City, Jiyugaoka, 2 Chome−10−4 ミルシェ自由が丘 3F

⏱️09:00 ~ 22:00(월~토)

⏱️09:00 ~ 21:00(일요일)

☕️아메리카노 (¥500)

�핸드 메이드 푸딩 (¥500)

✔️세금 10% (¥100)

�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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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외곽에 위치한 카페들을 가는 날이었다.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동선이 안 나와서 도보로 움직였다. 외곽 카페 투어로 첫 방문한 카페는 자유가오카 역 근처에 위치한 ABCC 카페. 여기를 방문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이름이 특이해서. 아이디어가 좋아서 방문하게 되었다. 구글 평을 보아하니 테라스가 괜찮고 내부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시부야에서 그리 멀지 않기도 했고. 이름에서 센스가 느껴져서 내부에도 분명히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방문했다.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일본 느낌이 더 난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외진 곳은 아닌데 내 기억 속에 있는 일본으로 간 느낌이었다. 중심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그 일본 특유의 맛이 난다고 해야 할까? 역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좋았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간 카페는 여기가 처음인 거 같다. 애초에 3층에 있는 카페를 간 적도 없거니와 해봤자 2층인데 계단을 이용했으니까. 계단으로 갈까 싶었지만 계단이 너무 많아서 엘레베이터를 이용했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벽인데 이제 왼쪽으로 가야 카페다. 302호.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간판이지만 해피 아워는 도쿄에서 처음 본다. 커피를 할인해 주는 건 봤는데 맥주 할인 시간이라니. 유럽에서나 볼 법한 걸 도쿄에서 봤네. 저녁에 방문 예정이라면 맥주를 좋아한다면 참고해서 일정을 짜면 좋을 듯. 근데 내부 분위기는 맥주를 마시기에 적합하지는 않은데 말이지.

내부는 정말 깔끔하다. 화이트 베이스로 테이블과 선반 그리고 의자를 우드로 했다. 확실히 인테리어에 있어서 깔끔하고 컨셉을 잘하는 건 일본이 압도적인 거 같다. 


쿠키를 담고 있는 그릇마저도 우드. 하나 사 먹을까 싶기도 했지만 푸딩이 더 눈에 들어와서 푸딩을 주문했다. 심지어 핸드 메이드라고 하니까 주문을 안 할 수가 없잖아. 

테라스로 나가는 입구 바로 옆에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날이 좋으면 밖에 앉았을 텐데 유독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밖에 앉아 있기는 어려워서 내부에서 그나마 편한 자리에 앉았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광합성하며 시간을 보냈을 텐데, 찾아보니까 여기 테라스가 또 이 카페의 은근 메인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날씨만 더 좋았더라면. 

인테리어 컨셉에 맞게 커피 머신과 그라인더도 화이트와 우드. 슬레이어 머신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라인더는 디팅. 도쿄에서 처음 보는 슬레이어. 이후에 또 얘기하겠지만 외곽으로 나오니까 다양한 머신을 만나는 거 같았다. 시부야, 신주쿠 등 관광지에 있는 카페에서는 대부분 라마르조꼬를 썼는데 외곽에 있는 카페들 가니까 시네소나 슬레이어를 많이들 쓰고 있었다. 아마 지역에 따른 유행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LP 모델인지 EP 모델인지는 못 봤지만 은근히 반가웠다. 사용해 본 머신과 그라인더를 만나니.


그리고 왼편에 보면 와이파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나와있는데 이런 곳에서 센스를 엿볼 수 있었다. 대문자로 써놓고 소문자로 입력하라고 하는, 저 판을 메뉴판으로 쓰는 곳도 있었고 여기처럼 와이파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사용하는 곳도 있고 카페 이름을 적어두는 곳도 있었다. 이것도 유행인가? 와이파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적어둘 수 있었지만 또 저렇게 적어 두니까 인테리어의 한 부분이 되는 거 같다. 이것도 한 끗 차이인데 결과물은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참고해도 좋을 거 같다. 

이건 좀 귀한 건데 와이파이 제공해 주는 곳은 점점 늘고 있으니까 그렇다 쳐도 카페 중앙에 콘센트가 자리마다 있는 노트북 하는 사람들에게 천국과도 같은 정말 찾기 어려운 곳인데 말이지. 주변에 회사가 많은 걸까? 나카메구로에 있는 오픈 나카메구로 카페에서만 본 테이블마다 있는 콘센트. 거기는 레지던스 1층에 있는 카페라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왜일까? 


지금은 저 테이블에 있는 가림막을 치웠을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갔을 때만 해도 코로나로 쉽지 않던 시기였기에 테이블에 가림막이 해놨다. 가림막에도 카페 이름을 새겨놨다. 이런 사소하지만 디테일이 마음에 들었다. 한국을 보면 대부분이 거의 99%가 쿠팡에서 산 가림막을 해놨는데 거기에 카페 이름을 해두면 좀 뭐랄까? 자부심까지는 아니어도 하나의 소품으로 인식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심지어 여기는 컨셉에 맞게 나무로 된 가림막. 정말 대단하다. 정말 별거 아니지만 이런 사소함이 센스가 카페를 하고 싶어 하는 입장에서 배우게 되고 생각하게 만드는 거 같다. 

하지만 커피와 푸딩의 맛은 조금 평범했다. 실망하거나 아쉬운 건 아니지만 조금 더 맛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다른 것들에서 너무 만족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지 않나 싶기도 하다. 입보다는 눈이 더 즐거운 카페라고 해도 될 거 같다. 그리고 커피는 약배전 원두를 사용하지는 않는 거 같다. 그렇다고 스타벅스처럼 파워-강배전은 아니고 우리가 생각하는 적당한 커피의 맛이다. 그런데 또 이 정도의 맛을 내는 곳을 찾으라고 한다면 은근히 찾기가 어려운 게 함정이다. 푸딩이랑 아메리카노 가격이랑 차이가 없어서 푸딩에 내심 기대를 했는데 뭐가 문제지 아메리카노가 비싼 건가 푸딩이 싼 건가? 아무튼 푸딩을 파는 카페에서는 거의 다 푸딩을 먹었는데 여기는 뭐랄까 뭐가 좀 부족한 맛이다. 핸드 메이드라서 그런 건가? 좀 아쉬운데 가격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괜찮다. 

영어를 모르면 읽을 수 없는 시계와 아마 세계 지도를 블록으로 표현한 거겠지? 이런 인테리어 소품들이 재미있다. 이 카페를 다시 가게끔 만들고 디테일에 소름이 돋는 거 같다. 서울 성수동 어딘가에 있을 거 같으면서도 나도 이런 카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카페만큼 인테리어나 소품에 대해서 많은 영감을 준 곳이 있을까 싶다. 커피 이외의 것들에서 많이 생각하게 만든 곳이다. 카페 이름부터 시작해서 내부 인테리어나 테이블과 의자의 배치 그리고 테라스와 메뉴판, 시계 등등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얻은 카페다. 


도쿄에 다시 간다면 무조건 재방문할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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