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럼

처음엔 그럴 수 있잖아요?

by 호지이

‘처음’이라는 게 참 신기해요.

잘할 수 없는 게 당연한데도 잘하고 싶고

실수를 하는 게 정상인데도 하기 싫습니다.

힘은 자꾸 들어가고, 자꾸 마음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내 모습이 참 서툴어 보이는 게

‘처음’이라는 단어는 나를 멋지게 보이게 하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해보는 것들에는 이상한 기대도 있고 , 더 나아가 환상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뭘 하든 다 잘할 줄 아는 게 단점 중 하나인데요.

그래서 ‘처음’이라는 것을 마주하면 조금 경계를 하기도 합니다. ‘처음’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는 거죠. ’ 원래‘ 하던 것처럼 능숙하고 익숙하게 해내고 싶습니다. 노련한 모습으로 ’ 처음‘이 아닌 것처럼 보이고 싶은 거예요.

근데 그러다 보니 조금씩 두려움 붙기 시작하더라고요. 못해내면 안 될 것 같은... 누가 시키지도 않은 건데 말이에요.


그래서 이제는 ’ 처음엔 처음처럼‘ 하기로 노력합니다. 우스꽝스럽게 좌충우돌을 겪는 처음의 모습을 에피소드처럼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그 모든 게 과정처럼 보이더라고요. 1부터 10까지.‘처음’이 ‘원래’가 되는 순간까지... 잘 보면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없는 것 같아요. 첫 페이지가 없는 책은 없는 것처럼, 저는 모든 일의 ’ 처음‘이 정당화될 수 있게 훈련 중입니다.

“처음인데 어떻게 잘해”,“처음이니까 실수할 수도 있지. ”라며 봐주는 시기도 절대 영원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다 해내니까요.

그 기간을 , 그 시간을 무시하지도 , 못나게 바라보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가장 길게 기억되는 건 또 ’ 처음‘이기도 하잖아요. ‘첫사랑’만 영원할 게 아니라 우리의 모든 ’ 처음‘도 좀 생각해 주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