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에 왜 가위가 있죠?"

외국인들이 한국 삼겹살집에서 놀라는 이유

by 호주아재

호주에서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가끔 한인식당에 간다. 회식 메뉴는 대개 정해져 있다. 남녀노소 국적불문 모두가 좋아하는 코리안 바비큐, 바로 '삼겹살'이다.

불판이 테이블 위에 올라오고 고기가 지글지글 익기 시작하면 식탁 위에는 집게와 함께 가위가 놓인다. 한국 사람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외국인 동료들의 반응은 늘 비슷하다.

처음 한국 식당에 온 동료들은 식탁 위의 가위를 보고 잠시 멈칫한다. 음식 옆에 가위가 놓여 있는 모습이 낯설기 때문이다. 가위는 종이를 자르거나 포장을 뜯는 도구라는 인식이 강해서 식탁 위에서 사용하는 물건이라는 생각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왜 음식을 가위로 잘라요?"

여기에 한 가지 설명이 더해지면 외국인들은 더 놀란다. 한국 식당에서 사용하는 가위는 대부분 음식 전용 가위이며, 주방이나 식탁에서 음식만 자르는 용도로 따로 준비된 도구인 것으로 종이나 포장을 자르는 가위와는 아예 용도가 다르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외국인들은 다시 한번 신기해한다. 가위가 식탁에 있는 것도 낯선데, 음식만 자르는 전용 가위가 따로 있다는 점이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한국의 삼겹살집에서는 잘 익은 고기를 가위로 잘라 접시에 옮긴다. 김치도 가위로 잘라 불판 위에 올리고, 삼겹살과 곁들이는 냉면 같은 면 요리도 역시 가위로 정리하기도 한다. 한국 식당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가위를 직접 사용해 본 외국인들의 반응은 금방 달라진다. 포크와 나이프로 고기를 자르려면 여러 번 칼질을 해야 하고 고기가 미끄러지기도 하는데 가위를 사용하면 상황이 단순해진다. 한 번의 동작으로 고기가 깔끔하게 잘리기 때문이다. 이쯤이면 대부분 웃으며 말한다.

"와우! 이거 정말 놀랍네요”

요즘은 K-푸드가 세계 여러 나라로 퍼지면서 이런 장면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해외의 한식당에서도 삼겹살을 가위로 자르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한국 식탁에는 함께 나눠 먹는 음식이 많다. 큰 고기를 여러 사람이 먹기 좋은 크기로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때 가장 간단한 도구가 가위인 것이다. 식사 예절이나 형식보다 함께 먹기 편한 방법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결과물이다.

외국인 동료들은 삼겹살을 먹다 말고 가위를 한 번 더 들여다보기도 한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물건이 식사를 편하게 만드는 도구라는 사실을 금방 이해한다.

한국 사람에게는 평범한 식탁 풍경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작은 놀라움이 되기도 하며, 익숙한 장면 하나가 다른 시선에서는 새로운 문화처럼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