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처럼 다가오는 위로 - 씨푸드 마리나라

Seafood Marinara Pasta.

by 호주아재

가끔은,

너무 멀리 와버린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무언가를 향해 쉼 없이 걸어오긴 했는데,

문득 뒤를 돌아보면,

내가 어디쯤 와 있는 건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럴 때,

바다는 말없이 나를 품어준다.

소리 없는 품 안에 나를 눕히고,

밀물과 썰물처럼 조용히 숨을 고르게 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던 그 무렵,

말도 잘 안 통하고, 일도 생각처럼 풀리지 않고,

주방 안에서는 웃으며 일하지만

속으론 쌓인 스트레스를 끌어안고 버티는 날들.


그럴 땐 나를 품어 줄 바다로 갔다.

가끔은 밤에, 가끔은 새벽에.

사람 하나 없는 해변에 서서

한없이 펼쳐진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말없이, 그냥 그렇게 오래...


그러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것들이

하나둘 바다 쪽으로 흘러가는 기분이 들었다.

누구에게 털어놓기도 애매한 그 스트레스들을

나는 그냥 바다에 뿌렸다.

이유도 없이 서운한 날,

무언지 모르게 하루 종일 뒤숭숭했던 날까지도.

바다는 묻지 않고 받아줬다.




씨푸드 마리나라 파스타

나를 품은 그 바다를 한 접시에 옮겨 담은 요리다.

입을 열고 속살을 내어주는 홍합,

불 앞에서 곱게 익어가는 새우와 오징어,

그 하나하나가 마치 바다가 우리에게 속삭이는 시처럼 다가온다.


끓어오르는 냄비 안의 풍경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시간이 필요하고, 기다림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온전한 ‘지금’이 필요하다.


마리나라 소스의 붉은색 단순한 색이 아니다.

그건 깊은 바다를 품은 노을이고,

언젠가의 상처마저 보듬어주는 따뜻한 품이다.

토마토의 산미와 해산물의 풍미가 만나는 그 지점은

과거와 현재가 포개지는 순간처럼 아련하다.


기억 저편에 묻어뒀던 그리움과 아픔

소스의 김 사이로 피어오르고,

바닷가 모래 위에 남은 발자국,

그리고 파도에 모래가 쓸리는 소리,

붉게 물든 하늘 아래 그리움에 젖은 누군가의 눈빛이

조용히, 아무 말 없이

파스타 위에 내려앉는다.


이 요리는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아니다.

그건 마음을 채우는 여백이고,

하루를 되돌아보는 의식이며,

내 안의 빈자리를 스스로 쓰다듬는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불 앞에서 이 요리를 만든다.

해산물을 손질하고, 소스를 끓이고,

면을 조심스레 익히는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나는 다시 나를 만나고,

다시 삶을 사랑하게 된다.


누군가의 마음에

잔잔한 파도 한 줄기 닿기를 바라며.

그리고 그 잔잔한 파도가

삶이라는 바다 위에 오래도록 머물기를.




요리초보도 헤드셰프가 되는 세상에서 제일 만들기 쉽고, 맛있는 씨푸드 마리나라(Seafood Marinara) 레시피

준비시간 10분, 조리시간 20분, 2인분 기준

●재료 (2인분)
•스파게티 면 200g
•홍합, 새우, 오징어 한 줌씩 (바지락, 생선살 등을 넣어도 좋아요)
•마늘 4쪽 (얇게 썰기)
•다진 양파 1개 (작은 사이즈)
•올리브유 3큰술
•화이트와인 100ml
•토마토 파스타소스 750ml
•소금, 후추
•페페론치노 또는 편을 썬 홍고추 (선택)
•파슬리 (선택)

■ 만들기

•1단계
소금을 넉넉히 넣은 물(약 2큰술)을 끓이고 파스타 200g을 넣어 약 7~8분간 알덴테로 익힌 후 물기를 잘 빼줍니다.

그 사이, 마늘 4쪽을 얇게 편 썰고, 양파 1개와 파슬리 한 줌을 잘게 다집니다.

•2단계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마늘과 양파를 약불에서 약 3~4분간 볶습니다.

•3단계
해산물을 넣고 센 불에서 볶다가 화이트와인을 부어줍니다. 그리고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토마토소스를 넣고 중불에서 7분간 끓여 줍니다.
(페퍼론치노 또는 홍고추를 넣어 같이 끓여주면 좋아요)

•4단계
삶은 면을 넣고 잘 섞어주며, 1분간 더 익혀서 완성하고
다져진 파슬리를 가니쉬로 올려서 서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