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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SHOOP 리슙 Jul 31. 2024

학원장이 《참상인의 길》을 읽은 이유

사교육 장사치가 되지 않으려면



학원을 운영하는 한 사람으로서 '상인'은 공공연하게 입에 올리기 어려운 말이다. 사교육 '시장'이란 말이 빈번하게 쓰이나 결코 좋은 뜻으로 쓰이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사교육 '장사'라는 말은 본디 교육자로써 팔지 말아야 할 것을 팔았거나 목적을 전락시켰거나 아예 전복시켰기에 붙여진 말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오해라고, 그렇게 모든 학원을 천편일률적으로 재단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는 있겠으나, 나 역시 고3과 취업 준비생 시절 'OO 3일 완성', '2주 만에 OOO 완전 정복' 같은 특강을 몇 번 들어봤기에 나서고 싶지는 않다. 언제나 고마울 선생님들이 있는가 하면 영영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그네들도 있고 말이다.

 



그래서 SNS에서 하덕현 작가의 《참상인의 길 펀딩 광고를 보자마자 바로 결제야 했다.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직업윤리가 있고, 손님을 기적으로 여기고, 이윤을 남기는 사람(9장-'참상인의 정의')의 글을 읽 적용하다 보면 최소한 '장사치' 혹은 '애들 가지고 장난친다'라는 말은 앞으로도 듣지 않싶었으니까.

살아있는 인격체를 경직된 숫자와 수단으로 함부로 치환 않고, 개별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초심을 활자로 다시 두드 나도 모르게 구기고 있던 미간과 마음까지 반듯하게 고 싶었으니까.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중간 즈음에 멈췄고,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갔다. 내게는 이런 들이 더러 있는데(대표적으로 유선경 작가어른의 어휘력》이 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가볍게 들리는 데에 반해 가볍게 읽을 수 없었다. 묵직한 안정감이 들렸다. 역시 손에 잡히는 두께만 보고는 책의 무게를 가늠할 수는 없는 법이다. 


책을 묵직하게 만드는 장치들은 여러 군데에서 반복적으로 쓰인 문장들이었다. 평소에 자주 쓰는 말이나 먹는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듯이 책도 마찬가지일데, 하덕현 작가가 반복적으로 하는 말을 보면 왜 이 책이 사업을 하려는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책인지 납득할 것이다.





'한계를 가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불필요한 에너지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니까요.(9장)'

'한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와 개성(84장)', '한계만이 당신을 창의적이게 할 수 있다(88장)'라는  개의 문장은 내게 있어 오랜 전에 체득해 지금 꼿꼿이 품고 있는 '한계의 최장점' 다시 두드렸다.

VMD로 일할 때는 언제나 작업 시간이 빠듯했기에 미친 듯이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몰랐던 몰입의 힘과 방법구체화할 수 있었고, 점차 실력으로나 성과로나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학원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는 예산이 한정되어 있었기에 오히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모두 한계가 없었으면 못했을 일들이었다. 여유로웠다면 흩어졌을 에너지를 한곳에 모아 제힘을 발위할 수 있게 해준 건, 전적으로 한계 덕분이었다.




'사람의 영혼은 자신이 지는 책임만큼 성장하기 때문입니다.(21장, 139장)',

'책임지니까 사장이다(138장)'

"14평 공간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찾아오는 손님을 책임지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책임질 기회가 있으면 부담스럽기보다는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138장)"에서는 온전히 갖기까지 자주 아프고 괴로웠겠지만, 결국 제대로 책임을 질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그를 볼 수 있다. 

사실 그의 감사함은 책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 그의 책이 잘 읽히고 사업이 잘 되는 이를 쉽게 짐작하게 한다

'서비스 마인드란 감사함을 아는 마음. 손님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고 하는 행동(41장)'





책의 반부에좋은 에너지유지해야 하는 이유와 관리하는 방법다. 부정적인 생각은 해도 부정적인 말은 입밖으로 꺼내지 말라는 그의 당부가 인상깊다. 떤 일을 하든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귀감이  부분 것이다. 특히 주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말이다. 



(181장)
장사가 뭘까요? 사업이 뭘까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입니다.
사람들은(손님, 직원)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을까요?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입니다.



하덕현, 《참상인의 길》(파이퍼프레스, 2024)



인생의 귀인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 그러니 내가 먼저 알아차려야 만날 수 있고 놓치지 않 수 있다. 언제든 맞이할 수 있도록 저자처럼 가능한 좋은 에너지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매일 마음과 학원 모두 깨끗이 닦아놓고 열어놓는다. 언제든 누구든 맞이할 준비를 해놓는다. 마음 공간이 맑아야 동료도 기꺼이 믿음을 맡길 수 있을 거고, 나 역시도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을 거라는 사실도 상기한다.


오늘도 찾아온 학생들과 그들을 믿고 맡겨준 학부모님, 나를 믿고 같이 일해준 수학 선생님과 걱정 끼치지 않고 잘 살아준 가족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며 글 마무리한다. 





(41장)
하늘의 별처럼 많은 가게 중에 내 가게를 찾아준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 아닌가요?

저는 단 한 번도 손님을 진상이라고 말해본 적 없습니다. 설사 그렇게 느낀 적은 더러 있었어도 그 단어를 사람들 앞에서 내뱉은 적은 없어요. 이상한 손님은 흘려보내면 그만이에요.

누구나 알듯이 손님은 왕이 아니에요. 나에게 돈을 쓰려고 와준 고마운 귀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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