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장례식장에서 엄마의 빈소를 보지도 못했다.
장례식장을 들어서면서, 뭐지 싶었다. 설마 했다.
근데 엄마의 얼굴이 있었다.
그때부터 솔직히는 기억이 없다.
나는 큰외삼촌의 손을 잡고 오열하며 계단을 끝없이 내려갔을 것이다. 언제 이 계단이 끝나나 여기가 어딘가 싶을 때쯤 외삼촌의 손에 이끌려 가장 안 쪽의 엄마 빈소에 도착했다. 나는 누군가의 품에 안겨서 몇 분을 그냥 울었다.
그리고 그렇게 몇 분 동안 울다가, 아빠한테 가야 한다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이끌려 오빠랑 아빠가 있는 곳으로 갔다.
거기에 아빠가 있었다. 눈이 벌게진 상태로..
처음에 아빠한테 한 말은
정말 나쁘지만
안타깝게도
‘엄마가 죽은 거 아빠 때문이야.’라고 말했다.
근데 아빠가 너무 슬퍼 보였다.
아빠는 내 말을 듣지도 못한 거 같다.
순간적으로 여러 생각들이 스쳐갔다.
그런 말을 한 것이 미안해졌고, 다시 입을 떼었다.
‘아빠 엄마 그렇게 보내서 미안해서 어떡해..’라고
다시 생각해도 나는 너무 나쁜 딸X이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는 엄마가 그렇게 간 게 아빠 탓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철딱서니 없는 막내딸은 아빠 마음에 가시 돋친 말을 퍼붓고서 본인도 그걸 감당하지 못해 하루종일 얼굴뿐만 아니라 온몸이 다 부을 때까지 울었다.
저녁을 먹었던 거 같은데
살아있는 그 순간이 너무 죄스러워서
목이 메어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몰랐다.
간신히 정신을 차렸을 때 정말 몇몇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다. 믿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해야 했다. 하지만 진짜 몇 명한테만 연락했다.
그 잔인한 현실을 내 두 손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게 너무 미친 짓 같아서 연락을 보내면서도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리고 연락한 친구들에게 나는 이걸 더는 못하겠으니까 최대한 많이 알려줘.. 나는 못하겠어... 그랬던 것 같다.
나중에 생각한 건,
내가 만약 죽고, 엄마가 나 대신 빈소에 있다고 생각하면 엄마는 이미 혼절해서 병원에 입원해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어떻게 보면, ‘나라서 다행이다.’ 싶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