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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사과 Jul 03. 2024

발인 날 (11.06.30)

엄마와 지상에서 이별

발인 날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마냥 비가 내렸다


화장터로 가는 길이 너무 추웠고, 몸이 떨렸다.


앞에 아무것도 안 보일만큼 어두컴컴했다.


화장터에 도착해서, 티비가 보였는데 여기저기 물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울어 온몸이 부은 상태에서 너무 힘들어 그냥 멍 하니 앉아서 우리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우리 차례가 되었다.


엄마의 화장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금세 끝났다.


유리 벽 너머에서 화장이 끝난 그 재와 뼈를 정리해주시는 분이 가볍게 목례를 하시고 정리를 해주셨다.


다시금 깨닫는다, 아 엄마는 이제 진짜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세게 와 닿았던건지 가장 크게 울었다. 거의 목놓아 울었다는 표현이 맞다고 봐야지..


그리고 항아리에다가 엄마의 유골의 정리해서 담았다. 그 과정을 다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너무 잔인하다는 것. 어쩔 수 없음을 알면서도 어떻게 하필 첫번째가 나한테 가장 중요한 사람인 엄마일 수 있지..??싶었다.


비는 조금은 그쳤었고, 차를 갈아타곤 엄마의 유골을 모실 절로 향했다.


절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니 날씨가 맑았다.

아.. 엄마가 잘 갔다는 의미일까? 그냥 이 때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굳이 나쁘게 생각할 것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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