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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HOLIDAY Jul 03. 2023

언어의 한계

03/07/2023

 언어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난 언어에 집착하는 편이다. 단어와 단어들이 모여 만든 문장, 그 문장을 전달하는 목소리, 표정,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전달하는 뜻과 뉘앙스에 집착한다. 지금은 좀 부족하지만 영어로 어느 정도 더듬더듬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영어를 쓸 때도 마찬가지겠지. 그러나 언어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무리 많은 단어를 아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100% 전달할 순 없을 것이다. 난 가능한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착각일 것이다. 김종국의 말을 인용하자면 우리가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무언가'는 스냅샷이 아니라 동영상이다. 마치 유기체처럼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꾸물거리며 조금씩 그 모습을 바꾼다. 언어는 그 꾸물거리는 유기체의 한 순간을 담는 도구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대신 그 안에 담긴 뜻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과 대척점에 있는 표현으로 진심을 표현한다. '넌 참 바보 같아'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떤 기분인가? 묘하게 기분이 나쁠 수도 있고, 말한 이와 듣는 이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바보'라는 단어가 가지는 사회적 맥락에 휩싸이지 않고 상대방과 나의 맥락에서 그 '뜻'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렇게 언어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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