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개막식 보고 '레 미제라블'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5권이나 되는 분량 앞에서 살짝 망설였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읽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한 달 정도 걸렸고요. 역사의 대서사시 안에서 살아갔던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떠올리며 마음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렸어요. 소설뿐만 아니라 슬픈 영화나 뮤지컬을 봐도 여운이 오래 남아 바로 떠나보내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가 오늘 아침 날씨도 선선하고, 신문도 안 보는 주말이라 다시 꺼내서 정리 해봤습니다.
■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분
어릴 때 '장발장' 책만 읽으셨던 분. 왜냐하면 장발장 책은 정말 1권에 나오는 어느 한 에피소드만 다룬 부분이라서 말이죠.아동용 책에서는 시민 혁명을 다루기 좀 어려웠지 않았나 싶어요.
초3 쯤이었군요. 우리집에는 왜 장발장 책이 없지? 이러면서 308호 오빠집에 장발장 빌리러 간 적이 있어요. 그 오빠 왈 '장발장'이 '레 미제라블' 이라더군요. 그래서 봤더니 집에 '레 미제라블'이 있더랍니다. 참고로 308호 오빠는 과학고 나와서 카이스트 가더랍니다. 똑똑했어..TMI...
■ 불쌍한 사람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은 딱 봐도 불어 복수형이죠. 불쌍한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나옵니다. 장발장이 제일 불쌍한 사람은 맞고요. 판틴- 코제트- 마리우스가 다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그 외 혁명에 가담했던 꼬맹이 가브로슈도 불쌍하고, 자신의 신념으로 인생을 낭비한 자베르도 사실 불쌍하죠.
■ 책의 구성
책이 왜 두꺼운가? 매우 디테일합니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정말 다 합니다. 읽다 보면 스토리와 상관없이 자꾸 딴 데로 빠져서 삽 들고 들어갑니다. 예를 들면 프랑스의 수도원이나 하수구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옵니다. 요즘 같으면 이런 책은 출판도 못했을 거예요. 독자의 지루함 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책의 위엄. 웅장하죠.않그래서 프랑스에서는 성경책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라 합니다.
■ 역사와 인물 스토리
이렇게 큰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내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스토리를 좋아해서 이 책을 읽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이 책의 배경인 1820년대 프랑스에서는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 장발장도 기업가로 거듭나며 성공을 하는데요. 공장을 소유한 부르주아는 귀족과 같은 지위를 누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시 인구가 급증하며 전염병(1831. 콜레라 유행)과 물가 상승이 심화되었고, 결국 1832년 왕정에 대한 분노로 봉기(6월 봉기)가 일어나게 됩니다. 다리우스가 가담한 소설 속 혁명은 바로 6월 봉기를 모티브로 했습니다. 실패했으니 봉기라고 표현한 것이겠죠? 그걸 기억하자고 빅토르 위고가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 인생은 자유 의지에 따른 선택
장발장은 신부님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뒤 자유 의지에 따라 빈곤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삶을 삽니다. 판틴을 거두고, 코제트를 키우며, 마리우스를 구해주고, 자신을 그토록 괴롭히던 자베르를 용서까지 합니다. 비록 장발장은 억울하게 갇혀서 노예같은 감옥살이를 했지만 자신의 선택에 따라 여러 불쌍한 사람들을 구원하는 삶을 살아냈죠.
우리도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을 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바꿔갈 수 있지 않을까요. 레 미제라블은 단순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분량만큼이나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