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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래빗 Nov 13. 2021

<기레기를 피하는 53가지 방법>을 읽고

눈길을 끄는 제목의 책이 나왔습니다. 매일 아침 신문을 애독하는 입장에서 뜻깊은 내용일 것 같아 읽어보았는데요. 책을 받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작고 귀여워서요. 이렇게 한손에 쏙 들어오는 책은 문고판 소설 이후 처음인 듯 합니다. 그래서인가요. 가격도 11,000원으로 부담이 없네요. 사실 저는 온라인 서점 10%할인에 포인트 차감까지 받았더니 커피값 정도로 구매했습니다.


저자는 중앙일보와 JTBC에서 근무하시는 송승환 기자님이십니다.  총 53가지 에피소드가 찾다- 만나다-듣다-쓰다 카테고리에 담겨 있고, 무겁지 않아서 들고다니며 틈틈이 읽었더니 벌써 에필로그를 읽고 있더라구요.  그만큼 이 책은 술술 읽힐 정도로 쉽고, 공감가는 내용도 많고, 몰랐던 내용도 많았었나봅니다.


보통 기자님들이 쓰시는 책은 본인이 터뜨렸던 특종이나 영웅담  또는 전문적인 경제서가 대부분인데요.  6년차 기자님이 대다수의 평범한 기자 시각에서의 이야기를 풀어놓으셨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취재 뒷얘기, 기사가 나오기까지 과정, 기자로서의 소명에 대한 고민, 우리나라 언론이 가야할 길에 대한 이야기도 담담하게 잘 쓰셨습니다. 많은 에피소드 중 마음에 닿았던 3가지만 꼽아볼게요.


07. 한 번은 사건, 두 번은 반복, 세 번은 유행

기사가 되려면 셋 중 하나여야 한다. 사람이 크거나, 사건이 크거나, 금액이 크거나


32. 그 많은 기자가 앞으로도 필요해?

기자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부터 정의를 해야 한다. 취재 하고 기사 쓰는 게 기자이지만 이는 겉으로 보이는 수단의 관점에서 기자를 설명한 것이다. 달성하려는 목적의 관점에서 볼 때 기자의 역할은 '진실 확인가'와 '의미 부여자'로 나눌 수 있다. 진실 확인자는 사실을 검증해서 알리는 역할을 말한다...의미 부여자는 발굴한 사실에 맥락을 넣어서 지식이나 문화로 만드는 일을 한다....어떻게 의미 부여를 하는지를 보면 그 기자와 언론사의 편집 방향과 품질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37. 기레기는 개인적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기사 같지 않은 기사를 썼을 때 시민들은 기자를 '기기'라고 욕한다. 기자와 쓰레기를 합친 말인데 정말 절묘하고도 뼈아픈 표현이다....기자에게 가장 힘든 일은 발제다...언론사의 아이템 발제와 채택, 누락은 절대 개인적이지 않다. 그 언론사의 정치적, 경제적, 이념적 목표를 지면에 가장 돋보이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오래된 관행과 제도에 따라 결정된다.





쓰는 상대를 이해하고 기사를 읽는다면 매일 읽는 신문이 더 재밌을 거예요.


매일 읽는 기사가 어떤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썼고,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손에 왔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기자님,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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