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1시간 50분 남짓한 시간에 진득하게 시집 한 권을 읽은 기분이다.
드디어 보았다. 동주.
미완의 청춘들을 바라보는 게 부끄러워
마음으로도 그들을
차마 쓰다듬어줄수도 안아줄 수도 없다.
부끄러움을 기억하겠다.
1980년대의 청년들 만큼이나
1930년-1950년대의 청년들을 더욱 기억하겠다.
그 시대의 청년들만이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가슴 깊숙히 시작되는 억울함과 분노는
내가 영영 이해할 수 없을 감정이고, 하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감정이라고 느껴진다.
오늘을 사는 내가 그 시절의 청년들에게 미안해진다. 오늘은 더 부끄러워진다.
2017-12-10 왓챠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