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했던 에어프라이어와의 사투_1
최근에 에어프라이어를 샀다. 원래 작은 사이즈의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팬의 칠도 거의 다 벗겨진 김에 큰 맘먹고 큰 사이즈의 에어프라이어를 장만했다. 새로 구매한 에어프라이어는 용량이 커서 내용물도 많이 들어갔고 밖에서 내부를 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조리가 잘 되어 가는지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이주밖에 가지 못했다.
한 날은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고 내용물을 꺼내기 위해 뚜껑을 열었는데 펑하는 소리가 났다. 그때는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 그냥 소리가 난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에어프라이어는 다시 전원이 켜지지 않았다. 내가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다가 미처 시간이 다 되기도 전에 뚜껑을 연 것도 아니었다. 분명 작동이 완료되었다는 소리를 들었고 작동이 다 끝난 뒤에 뚜껑을 연 것이었다. 게다가 이 에어프라이어는 사용한 지 이주밖에 지나기 않았는데. 심지어 고장이 난 그날은 주말이라 바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 수도 없었다. 하는 수없이 월요일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고객센터에서는 제품을 보내라고 했고 수리를 하고 제품을 다시 받기까지는 2주가 걸릴 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약속된 2주가 지나도 수리를 맡긴 에어프라이어는 집에 도착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품을 구매할 때는 그렇게 빨리 제품을 보내더니. 결국 다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약속된 2주가 지났는데 언제 출고가 되냐’ 물었더니 ‘오늘이나 내일까지 수리를 마쳐서 바로 출고를 시키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설마 아직도 수리를 끝내지 않았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전화를 끊으며 ‘오늘 아니면 내일 보낸댔으니 오늘은 아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예상은 적중했고 그다음 날 출고된 에어프라이어는 하루가 더 지나서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어쨌든 에어프라이어는 무상으로 수리되었고 그 에어프라이어가 우리 집에 잘 도착했으니 수리에 걸린 기간이야 어쨌든 앞으로 잘 사용하면 괜찮다고 생각했다.(이 과정에서 내가 보낸 제품 보증서도 분실되었으나 다른 이야기도 많으니 넘어가도록 한다. 분명 업체 측에서는 내가 제품 보증서를 보내면 다시 제품을 받을 때 함께 보내준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수요일에 배송받은 에어프라이어는 똑같은 이유로 같은 주의 금요일에 다시 고장이 났다. 그땐 정말 화가 났다. 산지 두 달도 채 안된 에어프라이어가 고장 나서 수리를 맡겼는데! 이주가 지나서야 수리된 제품을 받았는데! 똑같은 원인으로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고장이 나다니. 하필이면 이번에도 금요일 저녁에 고장이 나서 그다음 주 월요일이 되어서야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 수 있었다.
“진짜 이번에는 진상처럼 굴어야지. 이게 뭐냐고 화낼 거야.
설마 또 고장일까 에어프라이어의 코드를 꽂았다 뺐다 하며 저런 말을 했더니 동생은 비웃기라도 하듯 ‘누나가?’라는 말을 했다. 그래 나도 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결국 또 전화해서는 화는커녕 큰 소리도 내지 못하고 상황설명만 하고 수리해 달라는 말만 할 게 뻔했다. 굳이 큰 소리를 내고 싶지도 서비스직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있기에 진상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월요일을 기다렸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사실 ‘이렇게 수리를 했는데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결함제품이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했기에 ‘새 제품으로 교환을 해주거나 환불을 해줄 수는 없냐’고 물었다. 업체 쪽에서는 ‘그건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신 2차 수리이기에 최대한 빨리 수리를 해서 보내겠다 약속했다. 그리고 분명 나에게 말했었다. 이번에는 일주일 만에 제품을 보내겠다고. 사실 그렇게 하면 산지 두 달도 안 된 제품을 거의 한 달이나 수리를 보내는 거였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또다시 에어프라이어는 수리를 위해 보내졌다.
하지만 약속된 일주일이 지나도 에어프라이어는 우리 집에 도착하지 않았다. 결국 다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황당하게도 고객센터에서 돌아온 답변은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저번 주에 전화할 때는 일주일 안에 제품을 받을 수 있게 해 준다고 하셨잖아요.”
“그건 그런데 앞에 밀린 제품이 많아서 일주일 정도 더 기다리셔야 할 것 같아요. 최대한 빨리 수리해서 출고하라고 전달할게요.”
“저 이번에 맡긴 거 2차 수리인데요?”
“그건 맞는데 이게 먼저 들어온 제품들도 많아서 일주일은 더 걸릴 것 같아요.”
제품을 맡긴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또다시 일주일을 기다리라니. 그리고 저번에 제품을 맡기고 수리할 때도 들었던 기분이었지만 이곳은 내가 전화를 하고 재촉을 해야만 제품을 수리하고 또 재촉을 해야만 제품을 출고하는 것 같았다. 서로가 피곤할 테니 전화나 재촉을 하고 싶지 않음에도 그러지 않으면 한 달이 지나도 이 에어프라이어를 받지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접수를 할 때는 최대한 빨리, 내 제품 먼저 고쳐줄 것처럼 얘기를 하더니 막상 물건이 도착하면 뒷전이 되어버리는 것 같았다. 또다시 일주일을 기다리라는 말에 화가 났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에어프라이어는 보내버린 것을. 결국 최대한 빨리 보내달라고 말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또다시 일주일이 지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고객센터에서는 또다시 ‘오늘 아니면 내일 제품을 출고시키겠다’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으면서도 '내가 전화를 걸지 않았으면 내일이 지났어도 제품을 출고시키지 않았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그다음 날 제품을 출고시킨 건지 전화를 걸고 이틀이 지나서 에어프라이어는 우리 집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