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이제 저의 희망사항인...
얼마 전에 처음으로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봤다. 보내면서도 여기로 이렇게 보내는 게 맞나 나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싶었다. 당연히 사연이 뽑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운이 좋게도 내가 보낸 그 사연을 라디오 DJ분이 읽어주셨다. 내 사연을 DJ분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또 사연 속의 나를 응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나의 꿈 목록 중에 '라디오 DJ 되기'가 있다. 그리고 여전히 이 꿈은 유효하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이 꿈이 이루어질지 모르기에 미리 브런치에서 연습해보는 라디오 DJ.
사연 1. 제가 이 회사에 입사한지도 2년이 다 되어가요. 그토록 바라던 취업이니까 취직만 하면 모든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 드는 감정은 주로 지루함인 것 같아요. 회사에서의 일도 이제는 익숙해지고 루틴 해졌고 집에 돌아와서는 저녁 먹고 넷플릭스 좀 보다가 유튜브 좀 보다가 하루가 끝나요. 새로운 걸 좀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도 하루 중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기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방전되어서 뭔가를 시도하는 것도 쉽지가 않네요. 일이 적성에 안 맞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특별한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앞으로 계속해서 이런 삶이 반복될 거라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운이 떨어져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디오 DJ. 보내주신 사연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우리는 지금까지 학생 때는 대학교를 위해 대학생 때는 취직을 위해 달려왔잖아요. 그렇게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취직이라는 거대한 목표에는 분명 달성을 했는데 우리의 삶은 소설이나 드라마처럼 '주인공은 목표를 이루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그 이후에도 우리의 하루는 이어지는데 우리는 그 이상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어요.
그래서 저는 사연자 분과 또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모든 분들이 삶의 목표를 정하셨으면 좋겠어요. 이 목표는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되어도 되지만 꼭 회사에서 이루어야 하는 목표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내가 지금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데 끝내주는 마케팅을 해서 우리 회사 제품을 더 많이 팔아야지, 마케터로서 소비자들을 우리 제품에 이만큼 더 유입시켜야지와 같은 종류의 목표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거예요.
매일 저녁밥을 직접 차려 먹고 그 과정을 기록해야지 하는 것들도 괜찮아요. 근데 그 목표가 좀 구체적이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악기를 배워야지 보다는 악기를 배워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합주를 해봐야지 하는 식으로요. 이렇게 목표로 삼고 싶은 게 생각나지 않는다면 우선 아무 거나 시도하고 그 이후에 결정을 해도 괜찮아요. 그림을 그려봐야지 했는데 일주일 정도 했어 근데 그림이 생각했던 것보다 나랑 안 맞는 거야 그럼 다시 다른 걸 시도해봐도 괜찮다는 거예요. 안 맞는 걸 굳이 꾸역꾸역 지속해갈 필요는 없으니까요. 새로운 걸 하나씩 접하면서 또는 과거에 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중간에 관뒀던 것들을 다시 시작하면서 내가 나의 긴 인생 동안 무엇을 목표로 살아가고 싶은지 찾아가면 돼요. 우리는 어디 대학에 가고 싶은지 어느 회사에 취직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만 배웠지 내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세운 목표는 꼭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요. 남이 시키지 않고 정말 내가 원해서 하는 것. 그럼 그게 내가 삶을 재미있게 살아가는 원동력이 돼요. 이 목표는 내가 좋아서 정한 거니까 목표를 덕질할 수 있게 돼요. 이 덕질이 제법 큰 힘이 됩니다. 회사에서 화나는 일이 있었더라도 누가 나를 좀 짜증 나게 하더라도 그걸 대수롭지 않게 하는 힘이 있어요. 저는 회사가 이 목표를 지속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내 삶을 즐겁게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살아가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꼭 나를 위한 내가 즐거운 목표를 세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