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움직임·식단을 조금만 바꿔도 장수와 건강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
올해는 뭔가 바꿔야 할 것 같은데, 시작이 늘 무겁다.
밤 11시가 넘어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넘기다가, 알람을 한 번 더 확인한다. 눈이 뻑뻑하고 어깨가 굳어 있다. “내일부터”라는 말이 입 안에서만 맴돈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크게 바꾸라는 압박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새해 계획표를 펼칠 때 더 심했다.
혹시 당신도 헬스장 결제 화면 앞에서 조용히 닫은 적이 있는가?
큰 결심보다 작은 조정이 먼저였다.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로 5만 9,000명 이상의 고령 성인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1주일 동안 손목 기기로 수면과 신체 활동을 추적했고, 식단은 본인이 보고한 식습관을 바탕으로 0점부터 100점까지 점수화했다.
연구진이 비교한 출발선은 생각보다 낮았다. 밤에 약 5.5시간 자고, 하루 7.3분 운동하며, 식단 점수 36.9점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아주 조금만 나아간 사람들이다.
잠 5분, 운동 1.9분, 식단 점수 5점이 ‘약 1년’과 연결됐다.
식단 점수 5점은 거창한 레시피가 아니었다. 예를 들면 채소를 하루 반(0.5) 회 제공량 더 먹거나, 통곡물을 하루 1.5회 제공량 더 먹는 정도였다. 세 영역을 모두 바꾸지 못해도 이점은 보였고, 비슷하게 약 1년의 수명 증가와 연관된 변화로는 매일 밤 수면 25분 추가, 또는 하루 운동 2.3분 추가, 또는 식단 점수 35.5점 상승이 제시됐다.
주저자 니콜러스 코에멀은 “우리가 바꾸는 아주 작은 행동들이 실제로 매우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돼 장수에 큰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런 조정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작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누적은 조용히 방향을 바꾼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8년을 조금 넘게 추적 관찰한 뒤, 심장질환·암·치매·제2형 당뇨병 같은 중증 질환 없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도 봤다. 가장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매일 밤 수면 24분 추가, 하루 운동 3.7분 추가, 식단 질 23점 개선을 결합하면 최대 4년의 ‘건강수명’을 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시는 더 구체적이었다. 하루 채소 1컵 추가, 통곡물 1회 제공량 추가, 주당 생선 2회 제공량 같은 변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거의 37%는 권고되는 하루 7시간 수면을 충족하지 못한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의과대학의 마하 알라타르 박사는 “그날 하루에는 5분을 더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 달이 끝나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면 박탈을 누적으로 바라보면, 반대로 누적 회복도 가능하다는 뜻처럼 들렸다.
운동도 비슷했다.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늘리는 사람들에게서 효과가 가장 컸고, 이점은 하루 약 50분 운동 수준에서 정점에 이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운동생리학 교수 글렌 개서는 “건강상 이점을 얻기 위해 생활 방식을 대대적으로 뒤집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행동의 가장 좋은 예측 변수는 과거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오늘은 딱 하나만 고르자.
나는 “잠들기 전 5분”을 고르고 싶다. 휴대폰을 내려놓는 시간을 5분만 앞당기는 것부터다.
당연히 삶은 사람마다 다르고, 수면이나 운동을 조정할 때 기저질환이나 치료 중인 문제가 있다면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그래도 출발선은 작아도 된다. 5분은 작지만, 매일은 생각보다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