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단맛”을 향한 희귀당 타가토스의 새로운 길
마트에서 과자를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는 날이 있다.
퇴근 후 불 켜진 주방, 봉지 소리만으로도 마음이 먼저 달아오르는데, 뒤이어 따라오는 건 묘한 죄책감이다.
그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단맛에 대한 ‘계산’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피곤한 날일수록 더 심했다.
혹시 당신도 달달한 걸 고르기 전에 성분표를 한 번 더 들여다보는 편인가?
우리는 오래전부터 “후회 없는 단맛”을 원했다.
그래서 설탕 대체재는 늘 약속을 걸고 등장했지만, 대부분은 끝까지 그 약속을 지키진 못했다.
맛은 어딘가 비거나, 조리할 때는 제 역할을 못 하거나, 결국 설탕이 하던 일을 온전히 대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희귀하지만 더 건강한 설탕’이라는 방향에서 실마리가 나왔다.
터프츠대학교 연구진이 희귀당인 타가토스(tagatose)를 더 새롭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타가토스는 우유와 일부 과일에 아주 소량 들어 있는 자연 발생 당이다.
희귀하다는 건 멋진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대량 생산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래도 타가토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맛은 일반 설탕(테이블 슈가)의 약 92% 수준인데, 칼로리는 약 60% 더 적다.
연구들에 따르면 혈당과 인슐린을 소폭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잠재적으로 적합할 수 있다고 한다.
단맛을 지키면서, 부담을 조금 덜어내는 쪽.
게다가 타가토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인정됨”으로 분류돼, 식품 제품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이미 갖고 있다.
이번 연구가 흥미로운 건,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이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조작한 박테리아를 사용해 흔한 포도당을 타가토스로 전환하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했다.
터프츠대 화학·생물공학 부교수인 닉 네어는 보도자료에서 “타가토스를 생산하기 위한 확립된 공정들이 있긴 하지만, 비효율적이고 비싸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핵심은, ‘가능’이 아니라 ‘효율’이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가 전환을 완료하도록 돕기 위해 점균류에서 발견된 효소를 포함한 여러 효소를 동원했다.
그 결과 이 새로운 방법은 최대 95%의 수율로 타가토스를 생산했는데,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방법은 40%에서 77% 수준이었다.
네어는 타가토스 생합성의 핵심 혁신으로 점균류의 Gal1P 효소를 찾아 이를 생산 박테리아에 스플라이싱한 점을 들었다.
그 덕분에 갈락토스를 포도당으로 대사 하는 자연적인 생물학적 경로를 ‘역전’시켜, 대신 공급 원료로 제공한 포도당으로부터 갈락토스를 생성할 수 있었고, 타가토스는 물론 잠재적으로 다른 희귀당들도 그 시점부터 합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내가 특히 눈이 가는 건, 타가토스가 단지 “단맛”만 흉내 내는 대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타가토스는 ‘벌크 감미료’로 작용해, 조리와 베이킹에서 식감을 위해서도 설탕을 대체할 수 있다.
가열하면 설탕처럼 갈변도 한다.
입에만 남는 단맛이 아니라, 프라이팬과 오븐에서도 설탕처럼 행동하는 단맛.
또 하나의 단서도 있다.
타가토스는 충치를 유발하는 일부 박테리아의 성장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며, 건강한 장내 박테리아를 지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타가토스가 대부분의 대체재보다 설탕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인공 감미료가 한계를 보이는 식품에서 유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가 원하는 건 “설탕을 완전히 없애기”가 아니라, 설탕을 쓰는 순간의 마음이 덜 무거워지는 쪽 아닐까.
오늘은 성분표를 읽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싶다면,
단맛을 ‘바꾸는’ 이야기들에 눈을 잠깐 줘도 좋겠다.
다만 식단이나 당 관리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니, 치료나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며 조정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