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과 치매 위험을 키우는 근감소증, 단백질·근력운동·비타민D가 힌트
요즘은 발끝이 먼저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
저녁에 불을 끄고, 약통을 정리하다가 의자에서 일어나는 순간이다.
유리문 손잡이는 차갑고, 허리는 잠깐 굳어 있다.
몸이 “잠깐만”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근육이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신호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하루 종일 앉아 있다가 갑자기 움직일 때 더 심했다.
혹시 당신도, 일어설 때 균형이 먼저 흔들리나?
넘어짐은 우연이 아니라, 근육이 만든 각도에서 시작된다.
나이가 들면 뼈를 둘러싼 근육량이 줄고, 척추 디스크가 손상되기 쉬워진다.
허리가 굽으면 중심이 앞으로 쏠려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쉽다.
고관절 골절 뒤 1년 이내 사망 확률이 15.6%라는 숫자는, 낙상이 “사고”로만 남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근육은 남은 시간을 결정하는 쪽에 더 가깝다.
나는 1년 전,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팀 발표를 읽고 한 번 더 멈칫했다.
특정 턱 근육의 MRI 스캔을 전체 근육량의 지표로 삼아 600명 이상의 성인을 거의 6년 추적했더니, 근육 손실이 가장 심한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60% 더 높았다.
이때부터 근육 이야기는 ‘체형’이 아니라 ‘인지’의 이야기로도 들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위고비, 젭바운드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 비만약이 전 세계적으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근육 감소가 부작용과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살이 빠지는 속도만큼, 무엇이 함께 빠지는지에 대한 시선이 예민해졌다.
나는 그 예민함이 오히려 건강한 방향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감소증은 비정상적으로 근육량이 급격히 감소해 치료가 필요한 질환을 말한다.
또 50세가 지나면 매년 근육량이 1%에서 2%씩 줄어든다.
근감소증은 호흡기 질환과 낙상, 골절 위험을 높이고 만성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치료제가 아직 없다는 말은, 결국 예방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딱 세 가지를 자주 떠올린다.
양질의 단백질, 저항성 운동이라 불리는 근력운동, 그리고 비타민D다.
여러 연구에서 단백질과 비타민D 보충제를 신체 활동과 함께 섭취하면 근육량과 근력, 기능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2024년 4월, 중국 다롄 의과 대학 제1 부속 병원 연구팀은 비타민D가 골격근 섬유를 자극하고 증식과 분화를 촉진해, 근육의 질과 신체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근위축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비타민D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고 결론지었고, 노인의 근육 위축을 막기 위해 비타민D는 최소 20ng/ml 이상, 식이 단백질은 최소 1g/kg/일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타민D와 단백질 보충이 근력을 높이고 앉았다 일어서기 시간을 줄이며, 근질량을 약간 늘린다는 관찰도 함께 제시됐다.
같은 달, 일본 기타큐슈 신코몬지병원 연구팀은 활성 비타민D(엘데칼시톨, Eldecalcitol) 무작위 대조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32개 병원과 의료기관에서 1094명을 3년 추적했을 때, 엘데칼시톨 복용 그룹이 위약 그룹보다 근감소증 발생 예방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골격근 부피와 근력이 증가해 당뇨병 전증 환자의 근감소증 발병을 예방할 잠재력이 있고, 그 연장선에서 낙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이 결론들이 한 문장으로 모이는 느낌을 받는다.
비타민D는 근육 속 비타민D 수용체(VDR)라는 스위치를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고, 근육 단백질 합성과 분해의 균형에 관여한다.
세포의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근육 수축에 필요한 칼슘 항상성, 만성 염증, 그리고 근육 재생에 중요한 위성세포 같은 키워드가 자주 따라붙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내 몸의 출발점이 생각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글은 비타민D 혜택을 누리려면 혈중 수치를 40~60ng/ml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결핍 수준인 16.1ng/ml이고, 정상 수치(30~100ng/ml)인 국민도 3%에 못 미친다고 한다.
좋은 소식은 비타민D 보충제를 하루 5000IU씩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복용하면 달성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흡수율은 사람마다 달라서, 비타민D 혈중 수치 검사를 해보고 수치에 맞춰 용량을 조절하며 루틴을 반복해 자신에게 필요한 양을 파악하라고 덧붙인다.
오늘은 거창한 계획 말고, 한 가지부터 해보면 좋겠다.
내 몸의 비타민D 수치를 “한 번 확인하는 일정”을 잡는 것 말이다.
약이나 치료, 보충제 용량을 바꾸는 일은 개인차가 크니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면 더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