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 보조가 ‘치매 위험’과 연결된다는 연구가 던진 작은 신호
나이 든다는 표식을, 몸에 달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약속 장소로 가는 길에 거울을 한 번 더 보고, 귀 주변을 손끝으로 만지작거린다. 작은 기기 하나가 나를 더 늙어 보이게 만들까 봐, 혹은 번거로울까 봐. 그 마음은 생각보다 흔하다.
그건 허영이 아니라, ‘보이는 나’에 대한 방어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처음 무엇인가를 “착용”해야 할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보청기 처방을 미뤄 본 적이 있는가?
그런데 이번 연구는, 그 미룸이 단지 불편함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연구진은 1월 14일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보청기를 처방받은 사람이 치매 위험이 33% 낮았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 결과는 명확하게 단정할 수 있는 형태는 아니었다. 또 보청기 처방이 기억, 언어, 사고 속도 검사에서 즉각적인 수행 능력을 올려 주지는 않았다고 연구진은 확인했다.
“점수는 그대로였는데, 위험은 낮아졌다.”
선임 연구자 조앤 라이언은 보도자료에서 인지 점수 차이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청력 손실이 있는 고령자에서 보청기 사용이 치매 및 인지장애 위험을 낮춰 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배경 설명에서 청력 손실이 인지 저하와 치매의 위험 요인으로 확립돼 있다고도 언급했다.
연구는 호주인 약 2,800명을 추적 관찰했다. 평균 연령은 75세였고, 참가자 전원은 중등도 청력 손실이 있었는데 이는 본인이 보고한 청력 문제로 정의됐다. 중요한 조건이 하나 더 있었다. 누구도 보청기를 사용한 적이 없었고, 연구 시작 시점에 치매를 가진 사람도 없었다.
연구 기간 동안 664명이 보청기를 처방받았고, 117명이 치매를 진단받았다.
숫자는 생활의 장면으로 다시 읽힌다.
분석 결과, 보청기를 처방받은 사람의 치매 위험은 5%였고 보청기가 없던 사람들은 8%였다. 연구진은 이를 ‘치매 위험 33% 낮음’으로 설명했다. 치매에 앞서 나타나는 경도인지장애 위험도 15% 낮았다. 보청기 사용한 사람 중 약 36%가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했고,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에서는 42%가 발생했다.
또 하나의 문장이 남는다. 보청기를 더 자주 사용할수록 치매 위험이 그에 따라 감소했다는 점이다. 기기를 ‘가지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쓰느냐’에 가까운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연구는 여기서 조심스럽게 멈춘다.
치매 위험은 낮아졌는데 인지검사 점수 차이는 없었던 이유는 다른 요인들로 설명될 수 있다고 라이언은 말했다. 예를 들어 연구 시작 시점에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인지 건강이 양호해, 보청기로 점수가 눈에 띄게 좋아질 여지가 줄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보청기가 기억, 사고 능력, 전반적인 뇌 건강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보청기는 ‘소리를 키우는 물건’으로만 남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내 하루에서 대화를 덜 놓치게 하는 것, 그 작은 변화가 멀리서 다른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오늘은 이런 선택지를 하나만 붙잡아도 좋겠다.
처방을 받았다면, “집 안에서라도 더 자주 착용해 보기” 같은 작은 시작 말이다.
다만 청력 문제와 보청기 사용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접근이 달라질 수 있으니, 검사와 처방, 사용 계획은 의료진이나 약사와 함께 조율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