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가스가 난소암 위험을 31% 높인다는 연구가 나왔다
지난겨울, 나는 창문을 거의 열지 않았다.
난방비가 무서웠다.
퇴근하고 들어오면 공기가 텁텁한 게 느껴졌는데,
그냥 몸이 피곤한 탓이라고 넘겼다.
공기청정기 필터를 한번 갈아줬을 뿐,
환기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연구 결과를 읽고 멈칫했다.
라돈이라는 가스가 있다.
땅속 바위와 토양에서 올라오는 방사성 기체인데,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다.
집 바닥이나 벽 틈새로 스며들어서 실내에 고인다.
폐암의 두 번째 원인이라는 건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난소암까지 연결됐다.
미국 노스다코타대학교 연구팀이 약 12만 8천 명의 여성을 추적했다.
거주지 주소를 기반으로 라돈 노출 수준을 낮음, 중간, 높음 세 단계로 나눴다.
결과가 꽤 분명하게 나왔다.
라돈 수치가 높은 지역에 사는 여성은 낮은 지역에 비해 난소암 위험이 31% 높았다.
사망 위험도 31% 높았다.
31%라는 숫자 앞에서,
나는 우리 집 바닥을 내려다봤다.
더 무서운 건 따로 있었다.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이 라돈 높은 지역에 살면,
난소암 위험이 63%까지 올라갔다.
연구를 검토한 의사는
"라돈이 BRCA 같은 암 유발 유전자 변이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라고 했다.
엄마가 유방암 검진 결과를 기다리며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던 날이 떠올랐다.
그때 나는 엄마 집 라돈 수치 같은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혹시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가족 중 누군가의 검진 결과는 챙기면서,
그 사람이 매일 숨 쉬는 집 안 공기는 한 번도 검사해보지 않은 것.
이 연구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실렸다.
가볍게 넘길 저널이 아니다.
연구팀은 "장액성 난소암은 치명률이 매우 높고,
라돈은 줄일 수 있으므로 예방에 큰 의미가 있다"라고 썼다.
라돈 검사는 간단한 키트 하나로 된다.
수치가 높으면 환기 장치를 설치해서 낮출 수 있다.
비용도 생각보다 크지 않다.
나는 이번 주말에 라돈 측정기를 하나 주문하려고 한다.
겨울 내내 닫아두었던 그 창문 아래, 공기가 어땠는지 확인하고 싶다.
약이나 치료를 바꾸는 문제는 꼭 담당 의사와 먼저 이야기하길 바란다.
[출처]
Williamson MR, Whitsel EA, Smith RL, et al. Residential Radon Levels and Ovarian Cancer Among Postmenopausal Women. JAMA Netw Open. 2026;9(4):e268641. doi:10.1001/jamanetworkopen.2026.8641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47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