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유제품과 치매 ‘연관성’이 던진, 조심스러운 질문 하나
장바구니 앞에서 나는 늘 잠깐 멈춘다.
“전지방”과 “저지방” 사이에서 손이 왔다 갔다 한다.
치즈는 사고 싶고, 머릿속에서는 ‘건강’이라는 단어가 먼저 계산을 시작한다.
결국 익숙한 선택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건 무책임이 아니라, 불안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가족 얘기를 들은 날엔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유제품 코너에서 괜히 라벨을 오래 들여다보나?
2025년 12월 17일 『신경학』에 게재된 연구는, 이 오래된 갈등에 뜻밖의 문장을 더했다.
고지방 치즈와 고지방 크림을 더 많이 섭취한 사람들이, 치매 발생 위험이 더 낮은 것과 연관될 수 있다는 결과다.
다만 이 연구가 보여주는 건 ‘연관성’이며, 보호 효과를 입증하는 건 아니라고 연구진은 분명히 했다.
좋다는 말이 아니라, 함께 나타났다는 말이다.
연구진은 스웨덴 성인 27,670명을 연구 시작 시 평균 58세부터 추적했고, 평균 25년 동안 관찰했다.
그 사이 3,208명이 치매를 진단받았다.
참가자들은 1주일 동안 먹은 음식을 기록했고, 지난 몇 년 동안 특정 음식을 얼마나 자주 먹었는지도 답했다. 조리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진과 대화했다.
여기서 말하는 고지방 치즈는 지방 함량이 20%를 초과하는 치즈다.
체더, 브리, 고다 같은 종류가 포함된다.
고지방 크림은 보통 지방 함량이 30~40%이며, 휘핑크림, 더블 크림, 클로티드 크림 등이 들어간다. 매장에서는 흔히 “전지방(full-fat)” 또는 “일반형(regular)”으로 표기된다고 했다.
연구진은 고지방 치즈를 매일 50g 이상 섭취한 사람과, 매일 15g 미만 섭취한 사람을 비교했다.
치즈 50g은 체더치즈 약 2장 또는 잘게 간 치즈 반 컵 정도, 약 1.8온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1회 제공량은 1온스다.
결과는 숫자로도 남았다.
고지방 치즈를 더 많이 먹은 사람들 중에서는 연구 종료 시점까지 10%가 치매를 진단받았고, 더 적게 먹은 사람들에서는 13%가 치매를 진단받았다.
연령, 성별, 교육 수준, 전반적인 식단의 질을 보정한 뒤에도, 고지방 치즈 섭취가 많은 사람들의 치매 발생 위험은 13% 낮았다.
치매 유형을 나눠 보니 혈관성 치매 위험은 29% 낮았다.
치즈가 많을수록, 혈관성 치매는 더 적게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이긴 했지만 조건이 붙었다.
치즈 섭취가 많을수록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낮아지는 연관성은, APOE e4 유전자 변이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 즉 APOE e4 비보유자에서만 관찰됐다.
크림도 따로 봤다.
연구진은 고지방 크림을 매일 20g 이상 섭취한 사람과, 전혀 섭취하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다. 고지방 크림 20g은 헤비 휘핑크림 약 1.4 테이블스푼 정도라고 했고, 권장 1회 제공량은 1~2 테이블스푼이라고 덧붙였다.
비슷한 방식으로 보정한 뒤, 고지방 크림을 매일 섭취한 사람들의 치매 위험은 16% 낮았다.
하지만 모든 유제품이 같은 표정을 짓지는 않았다.
저지방 치즈, 저지방 크림, 고지방 또는 저지방 우유, 버터, 요거트, 케피르, 버터밀크를 포함한 발효유는 치매 위험과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 책임자인 스웨덴 룬드대 에밀리 소네스테트는 “뇌 건강에 있어 모든 유제품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저지방이니까 더 안전할 것”이라는 자동반응을 잠깐 내려놓게 된다.
수십 년 동안 고지방 대 저지방 논쟁이 건강 조언을 만들어 왔고, 때로는 치즈가 제한해야 할 음식으로 분류되기도 했다고 소네스테트는 말했다.
이번 연구가 지방과 뇌 건강에 대한 오래된 가정 일부에 도전한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확인과 추가 탐색을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문장을 함께 붙였다.
한 가지 제한점도 분명하다.
참가자는 모두 스웨덴인이었고, 결과가 다른 인구집단에서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
소네스테트는 스웨덴에서는 치즈를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에서는 치즈를 가열하거나 고기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연구가 수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늘 내가 붙잡는 건, 결론이 아니라 질문이다.
“내가 먹는 유제품은 전부 같은 방식으로 내 몸에 들어가고 있을까?”
그래서 장바구니 앞에서, 나는 한 번 더 속도를 늦춘다.
무엇을 더 먹으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이 연구가 말하듯, 이번 결과는 상관관계일 뿐 인과관계가 아니다.
그래서 식단을 크게 바꾸기 전에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게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