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독서·게임, 뇌 나이를 늦출까
가끔은 몸보다 머리가 먼저 지친다.
저녁 8시, 약국 셔터를 내리고 손 소독제 냄새가 옷깃에 남아 있다.
주머니엔 열쇠와 영수증이 구겨져 있고, 나는 그대로 동네 문화센터 쪽으로 걷는다.
오늘은 탱고 수업이 있는 날이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뇌가 ‘다른 방식의 일’을 찾는 신호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하루 종일 같은 동작과 같은 말이 반복될 때 더 심했다.
혹시 당신도 퇴근 후 멍하니 화면만 넘기다, 스스로가 낯설어진 적이 있나?
최근 연구들은 공예, 춤, 악기 연주, 독서, 원예, 심지어 비디오게임 같은 창의적 활동이 노화 과정에서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왔다.
그리고 새로운 연구는 한 발 더 나아가, 이런 활동이 뇌 건강을 돕는 수준을 넘어 뇌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뇌 나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13개국에서 모집한 1,400명 이상 참가자의 건강 데이터와 신경영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 일부는 탱고 전문가, 음악가, 시각예술가, 액션 비디오게임 플레이어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뇌 시계’라는 계산 모델로 각자의 뇌 연령을 추정했다.
나이에 따라 뇌 활동이 보통 어떻게 변하는지 학습한 알고리즘에, 새로운 사람의 뇌 전기 활동을 넣어 “얼마나 늙어 보이는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17세부터 91세까지 1,200명 이상의 EEG(뇌파검사)와 MEG(뇌자도) 기록이 학습 자료로 쓰였다.
예측된 뇌 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낮으면, 뇌가 더 느리게 노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예측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를 연구진은 ‘뇌 연령 격차(brain age gap, BAG)’라고 불렀다.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오래 한 사람’에게서 나왔다.
탱고, 음악, 시각예술, 전략 비디오게임 네 영역 모두에서 전문가들은 같은 연령, 성별, 교육 수준의 비전문가보다 평균적으로 약 4~7년 더 ‘젊다’고 판단되는 뇌 활동 패턴을 보였다.
이 효과는 노화에 취약한 뇌 네트워크, 특히 주의(attention), 협응(coordination), 복잡한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전두-두정(fronto-parietal) 영역에서 두드러졌다.
창의적 활동은 생각보다 여러 요소를 한 번에 묶는다.
연구진은 춤추기, 음악 만들기, 그림 그리기, 복잡한 전략 비디오게임 같은 활동이 인지적으로 높은 요구를 하고, 정서적으로 몰입되며, 종종 사회적이고, 미세 운동 협응(fine motor coordination)까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웰빙’의 도구로만 보던 예술과 창의성이, 뇌 자체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와 연결되는지 더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는 상관관계 연구다.
창의적 활동이 뇌 노화를 원인적으로 늦춘다고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연구진은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패턴은 강건했고, 여러 영역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했다.
흥미롭게도, “평생”이 아니어도 변화는 잡혔다.
이전 게임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 II를 몇 주간 총 약 30시간 연습했을 때, 훈련 후 뇌 연령 추정치가 ‘더 젊은’ 방향으로 대략 3년 이동했다.
게임 내 수행과 주의 과제도 개선됐고, 적극적 대조군에서는 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성인 뇌는 여전히 가소성을 가진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신경심리학자 라파엘 발트 박사는 이 결과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신을 활발하게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또 지능을 수학과 글쓰기만으로 좁히기보다, 창의성이 추상적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만들어내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임상 신경심리학자 메간 글렌 박사는 장기간 전문성이 강한 뇌 보호 효과가 흥미롭다고 했다.
그리고 젊은 참가자들에 초점을 둔 점이 결정적 통찰이라며, 이 이점이 노년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초기부터 뇌 회복탄력성과 ‘인지 예비력’을 쌓는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뭘 해야 하느냐’보다 ‘뭘 즐길 수 있느냐’를 먼저 묻는다.
글렌 박사는 시작하고 싶다면 진짜 즐거움이나 호기심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라고 제안했다.
지역 커뮤니티 센터나 도서관, 온라인 그룹 같은 자원을 찾아 수업이나 동아리를 탐색하고, 작게 시작해 일이 아니라 놀이처럼 느껴지는 활동을 고르라고 했다.
나는 오늘도 수업 전에 신발끈을 한 번 더 조여 맨다.
잘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내 뇌가 조금 다른 리듬을 배우는 시간이면 충분하다.
약을 바꾸거나 치료를 조정할 만큼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