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 날에도, 뇌는 젊어질 수 있을까

만성 통증 속에서도 ‘뇌 보호 점수’를 올리는 다섯 가지 습관

by 전의혁

아픈 날은 마음부터 늙는 것처럼 느껴진다.


저녁 무렵 약국 유리문이 닫히고, 나는 손목을 한 번 돌려 본다.
하루 종일 굳은 어깨가 풀릴 기미가 없을 때, 머릿속까지 뻣뻣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통증이 삶을 잠식하는 속도”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잠을 설친 다음 날엔 더 심했다.
혹시 당신도 통증이 길어질수록 집중력과 기억이 함께 흐려지는 쪽으로 비슷한가?


20260108 _ 만성 통증 있어도 뇌 나이 지키는 5습관 전략 _ 2.png


플로리다대학교 연구진은 중년과 고령 성인을 대상으로 뇌 노화를 들여다봤다.
MRI에서 뇌가 얼마나 ‘늙어 보이는지’를 뇌 연령으로 계산하고, 이를 실제 나이와 비교했다.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만성 통증이 있어도, 더 건강한 생활습관 행동을 가진 사람은 더 ‘젊은’ 뇌 연령을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통증이 있어도, 뇌는 아직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연구는 45~85세 성인 100명 이상을 2년간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통증과 골관절염 위험을 보는 더 큰 관찰 연구의 일부였으며, 만성 통증 단계는 1~5로 매겨졌다.
통증 빈도, 강도, 지속 기간, 아픈 부위 수 같은 요소가 함께 고려됐다.


연구팀은 통증만 보지 않고, 흡연, 허리둘레, 수면 질, 스트레스 수준, 낙관성 같은 생활습관과 심리적 특성도 평가했다.
그리고 ‘보호 점수’를 만들었다. 더 건강한 생활습관과 더 강한 정서적·사회적 웰빙을 가진 사람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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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 점수가 높다는 건, 통증보다 큰 우산이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보호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실제 나이 대비 뇌 연령이 최대 8년 더 젊었다.
반대로 보호 점수가 낮은 사람들은 뇌 연령이 실제보다 더 늙어 보였다.
2년 뒤에도 가장 건강한 생활습관 프로파일을 가진 참가자들은 계속 더 젊은 뇌 연령을 보였다.


그 ‘프로파일’은 거창한 비법이 아니라, 다섯 가지의 반복이었다.
좋은 수면 위생, 건강한 체중, 담배 피하기, 스트레스 관리 전략, 그리고 긍정적인 사회적 유대.
연구진은 이 결과가 통증의 중증도 자체보다 생활습관과 사회적 습관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내과 의사 친 박사는 이 연구를 “설득력 있고 실용적”이라고 평가했다.
여러 차례의 뇌 스캔을 사용한 점을 강점으로 꼽으면서도, 뇌 연령은 생물학적 위험 표지자이지 더 좋은 기억력이나 치매 예방을 직접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관찰 연구이므로 인과관계를 입증하진 못한다는 말도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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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바꿀 수 있는 쪽에 불이 켜졌다는 점은 남는다.


신경과 전문의 반다리 박사는 뇌 노화를 “시간의 불가피한 결과”로만 보지 않고, 일상 행동과 심리사회적 맥락, 만성적 건강 스트레스 요인이 만드는 역동적 과정으로 다시 보게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연구가 해로운 요인만이 아니라 보호 요인을 강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뇌 건강을 보존하는 일은 기억력뿐 아니라 독립성과 적응력, 삶의 질을 지지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오늘은 다섯 가지를 다 잡지 않아도 된다.
내가 고를 수 있는 건 하나면 충분하다. 잠들기 전 화면을 내려놓고, 내 수면의 질을 “통증의 부속품”이 아니라 “뇌의 보호막”으로 대하는 것.
복용 중인 약이나 치료, 새로운 습관을 크게 바꾸고 싶을 때는 개인차가 크니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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