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치료실에 가격표가 붙을 때

자폐 치료 센터를 둘러싼 ‘인수’가 남긴 질문

by 전의혁

뉴스를 넘기다 멈추는 순간이 있다.
아침 커피가 식기 전에 화면에 뜬 단어 하나가 눈에 박혔다. 사모펀드, 그리고 자폐 치료 센터였다.


그건 호들갑이 아니라, 돌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감각에 가깝다.
나도 그렇고, 특히 아이의 일정표가 치료와 상담으로 촘촘해질수록 더 예민해진다.
혹시 당신도 “필요가 커진 자리”에 누가 먼저 다가오는지 궁금해진 적이 있나?


돌봄의 현장에 자본이 들어온다.


20260109 _ 자폐 치료센터 인수 급증, 사모펀드가 노리는 이유 _ 2.png


1월 5일 미국의사협회 저널에 실린 새 연구는 사모펀드 회사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미국의 자폐 치료 센터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500곳 이상이 인수됐고, 그중 거의 80%가 2018년부터 2022년 사이에 매입됐다.
연구진은 최근 자폐 진단이 늘어난 흐름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수익 기회로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숫자는 더 차갑게 말한다.
연구 배경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유병률이 미국에서 거의 3배 증가했다는 언급이 있다. 2011년 아동 1,000명당 2.3건에서 2022년 1,000명당 6.3건으로 늘었고,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연령대는 5~8세였다.


서비스가 먼저인지, 물량이 먼저인지.


미국 최대의 자폐증 및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구·지원 단체 오티즘 스픽스(Autism Speaks)에 따르면 이 센터들은 응용행동분석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긍정적 강화를 통해 의사소통, 사회적 상호작용, 자기 관리, 운동 능력 같은 기술 향상을 돕는 방식이다.
그런데 오티즘 스픽스의 아리아나 에스포지토 박사는 사모펀드 소유가 “환자보다 돈”을 우선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고, 빠른 성장과 마진 확대 압박이 ‘서비스 우선’에서 물량과 수익 중심으로 조직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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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대학교의 다니엘 아놀드 박사는 결국 재정적 유인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다른 사모펀드 지원 환경에서 봤던 수익 창출 전략이 이 분야에서도 나타날까 걱정했고, 아이들이 임상적으로 적절한 수준을 넘어서는 서비스를 받게 될 가능성과 서비스 접근 격차 악화를 함께 언급했다.


연구팀은 리서치 기관 피치북(PitchBook) 데이터와 공개 보도자료, 웹사이트를 분석해 소유권 변화를 추적했다.
2024년 기준 사모펀드에 인수된 자폐 치료 센터 574곳을 확인했으며, 이는 42개 주에 걸쳐 있었다.
거래는 총 147건이었고, 센터 수가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97곳), 텍사스(81곳), 콜로라도(38곳), 일리노이(36곳), 플로리다(36곳)였다.


필요가 큰 곳에, 거래도 따라붙었다.


아동 자폐 발생률이 높은 상위 3분의 1에 해당하는 주들은 사모펀드 소유 클리닉을 보유할 가능성이 24% 더 높았다.
연구진은 이제 연방 기금을 확보해 사모펀드 소유가 진료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보려 한다. 치료 강도, 약물 사용, 진단 연령, 치료를 유지하는 기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포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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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고 나쁨은 아직 데이터로 확인 중이다.


야샤스위니 싱 박사는 접근성을 확대하면서 사적 투자자들이 돈을 버는 것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이것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 얼마나 좋은 일인지 이해해야 하며 이번 연구는 그 첫 단계라고 했다.
에스포지토 박사 역시 임상적 우선순위와 정렬될 때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했고, 대기자 명단 감소, 교육 프로그램과 기술 플랫폼, 규정 준수 시스템 같은 인프라 구축에 자본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는 오늘도 “좋다, 나쁘다”보다 먼저 질문을 품는다.
아이들의 치료가 실제 필요를 채우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장부를 채우는지.
이 답은 감정이 아니라, 연구진이 예고한 다음 데이터에서 조금씩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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