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가 아니라 보상이 켜진 날

ADHD 약물 ‘주의 중추’ 대신 보상·각성 회로에 작용한다는 새 연구

by 전의혁

약국 창구 앞에서, “이 약이 아이 집중력을 올려주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나는 설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밤을 떠올린다.
숙제는 책상 위에 있고 잠은 늘 모자라 보이기 때문이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뇌가 버티는 방식의 문제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지루한 일을 앞두면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해야 할 일 앞에서 마음이 먼저 도망간 적이 있는가?


20260112 _ ADHD 약물, 주의가 아닌 ‘보상·각성’ 타깃 _ 2.png


수십 년 동안 의사들은 리탈린과 애더럴 같은 ADHD 약물이 뇌의 ‘주의 시스템’ 문제를 바로잡는다고 가정해 왔다.
그런데 학술지 “셀”에 실린 새 연구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각성제 약물이 주의 중추가 아니라, ‘보상’과 ‘각성’ 중추를 표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주의가 아니라 보상이 움직였다는 말.


연구진은 ‘청소년 뇌 인지 발달 연구’에 참여한 8~11세 아동 약 5,800명의 뇌 스캔을 분석했다.
스캔 당일 처방 각성제를 복용한 아이들과, 복용하지 않은 아이들을 나눠 비교했다.
차이는 분명했지만, 예상한 위치가 아니었다. 약물은 ‘주의’ 관련 부위가 아니라 ‘보상’과 ‘각성’과 연결된 뇌 영역의 활동을 증가시켰다.


워싱턴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의과대학 신경학 교수는 처음 결과를 보고, “주의 시스템이 변하지 않아서 내가 실수한 줄 알았다”고 했다.
그 말이 오히려 솔직하게 들렸다. 우리가 믿어온 설명이 늘 정답은 아니니까.


20260112 _ ADHD 약물, 주의가 아닌 ‘보상·각성’ 타깃 _ 2-1.png


약은 공부를 시키는 게 아니라, 지루함의 무게를 바꾼다.


공동 저자 니코 도젠바흐 박사는 이 논문이 약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약이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들이 학교와 시험에서 더 잘하도록 돕고, 잠을 충분히 못 잔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많은 미국인이 잠을 충분히 못 잔다”고도 했다.


도즌바흐 박사는 약이 ‘지루한 과제’를 더 보람 있게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에 ‘사전 보상’을 제공해, 원래는 흥미를 붙잡아 두지 못했을 일에도 계속 매달리게 해 준다는 말이다.
나는 이 표현을 들으면, “왜 갑자기 숙제를 끝까지 하죠?”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이번 연구가 특히 강조한 건 수면이었다.
각성제는 ADHD 아동뿐 아니라, ADHD 진단이 없더라도 권장되는 밤 9시간 수면에 못 미치게 잔 아동에게도 도움이 됐다.
반대로 잠을 잘 자고 ADHD가 없는 아동에서는, 약물이 학업 성과를 개선하지 않았다.


ADHD는 ‘주의력결핍’이라는 이름보다 더 넓다.


듀크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 교수는 ADHD가 다면적 장애이며 주의 집중의 어려움은 구성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ADHD가 가벼운 상태가 아니고, 아동기에는 학교 문제 위험이 있으며 전 생애에 걸쳐 직업적·사회적·신체적·정신건강 문제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약물이 삶을 바꿀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말도 이어졌다.


20260112 _ ADHD 약물, 주의가 아닌 ‘보상·각성’ 타깃 _ 2-2.png


수면장애가 ADHD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로 흔하다고 했다.
ADHD 아동과 청소년의 약 4명 중 3명(3 out of 4)에게 영향을 미친다고도 했다.
그리고 ADHD를 ‘24시간 장애’로 봐야 한다는 점이 더 분명해지고 있지만, 수면 문제는 드물게 인지되고 충분히 치료되는 경우도 드물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처방 각성제가 에너지 음료나 카페인과 같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워싱턴 D.C. 어린이 국립 병원의 투르나시오글루 박사는 처방 각성제가 신경계에서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취침 전 스크린 타임을 제한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루틴을 갖는 같은 수면 습관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오늘 밤 나는, 잠들기 전 화면을 조금 먼저 끄는 쪽을 선택해 보려 한다.
약은 어떤 아이에게는 큰 변화를 주지만, 그 옆에서 수면이 비워져 있으면 다시 흔들릴 수 있어서다.
복용이나 중단, 용량 조정은 개인차가 크니 필요하면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작가의 이전글태반이 조용히 흔들릴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