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젬픽·위고비가 ‘대장암’까지 건드린다는 이야기
검진 알림 문자가 오면, 나는 잠깐 숨을 고른다.
저녁 설거지 끝난 싱크대 옆에서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고, 종이컵에 물을 따르다가 멈춘다.
몸무게 숫자보다 “대장”이라는 단어가 더 오래 남는 날이 있다.
그건 예민함이 아니라, 미래를 미리 걱정하는 마음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가족력이라는 말이 대화에 섞일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예방”이라는 단어 앞에서 한 번 더 계산해 본 적이 있는가?
오젬픽과 위고비가 체중 감량이나 당뇨병 조절을 넘어, 대장암을 피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상업용 의료 데이터베이스에서 28만 1,000명 이상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연구로, 토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되었다.
비교 대상은 아스피린이었다.
숫자는 단순했다.
GLP-1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은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들보다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36% 낮았다.
가족력 또는 개인 병력으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들에서는, 위험이 거의 42% 낮았다고 했다.
“예방”이라는 말은 늘 크고, 실제 선택은 늘 작다.
수석 연구자인 텍사스대학교 샌안토니오 캠퍼스 혈액종양학 콜튼 존스 박사는 아스피린이 대장암 예방을 위해 연구돼 왔지만, 이점이 크지 않고 출혈 위험이 있어 사용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널리 처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대사 조절과 암 예방 모두에서 더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GLP-1 약물은 GLP-1 호르몬을 모방해 인슐린과 혈당을 돕고, 식욕을 줄이며, 소화를 늦추는 방식으로 설명됐다.
가장 잘 알려진 약으로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위고비)와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젭바운드)가 언급됐다.
이름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내게도 해당되나”를 먼저 묻는다.
연구는 두 집단을 반으로 나눴다.
절반은 GLP-1을 복용했고, 나머지 절반은 아스피린을 복용했다.
추적 기간은 GLP-1 복용 군이 약 6년, 아스피린 복용 군이 약 5년이었다.
허리둘레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부작용 비교도 있었다.
연구진은 GLP-1 복용자들이 아스피린 복용자들보다 신장 손상, 위궤양, 위장관 출혈 같은 부작용 가능성이 더 낮았다고 말했다.
대신 GLP-1 복용 군에서는 설사와 복통이 더 흔했다.
다만 연구진은 “전반적 이득은 작다”고 경고했다.
통계적으로 대장암 위험이 낮아지는 사람이 1명 나오려면, 2,000명 이상이 GLP-1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숫자 앞에서, 기대와 현실이 서로 다른 속도로 걸어온다.
그런데 또 다른 숫자가 뒤를 밀었다.
연구진은 미국인의 약 6%가 GLP-1 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고, 이는 최대 2,000만 명이 이미 사용 중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미 복용하는 사람이 많다면, “작은 이득”도 사회 안에서는 다른 표정이 된다.
약을 개별로 보면 결과는 조금 달랐다.
세마글루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는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지만, 티르제파타이드는 같은 수준의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임상시험에서 결과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결과를 검토한 클리블랜드 클리닉 타우식 암센터의 조엘 솔츠만 박사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허리둘레를 넘어 더 많은 이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스피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스타틴의 예방적 이점이 연구돼 왔다며, 실제 진료 환경 연구가 GLP-1의 흥미로운 역할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추가 연구가 우선순위라고 했다.
나는 오늘, 검진 날짜를 미루지 않는 쪽을 선택해 보려 한다.
약이 어떤 예방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어도, 내 손으로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건 ‘검진표를 꺼내는 행동’ 이어서다.
학회 발표 결과는 동료심사 학술지에 게재되기 전까지 예비로 봐야 하니, 복용이나 변경은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