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국내 감정노동자 현황과 국내의 감정노동자 보호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선진국의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어떻게 규정되어 있을까? 아래 내용은 고용노동부의 《감정노동으로 인한 업무상 질병 인 정범위 및 기준에 관한 연구》에서 국가별 연구사례를 참고하여 작성하 였다. 선진국의 사례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 일본
일본의 경우, 기업이 적극적으로 노동자의 마음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 을 할 수 있도록 노동자의 정신적인 건강을 법률로 보호하고 있다. 1999년 부터 노동안전위생법에 따라 사업자는 사업장에서 ‘노동자 마음 건강 유 지 증진을 위한 지침서’를 따르도록 의무화되었다. 이 기준에 따라 노동 자가 근무 중 발병의 원인이 된 작업을 했다고 인정되면 산업재해로 인정 한다. 노동자가 자살이나 자해 등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받았을 경우 사 용자에 대해 안전 배려 의무 등을 위반한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일본의 소니는 회사 내부에 ‘Wellness Center’를 설치하고 정신과 의 사가 상주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상담 및 컨설팅 을 진행한다. 국내 대기업인 삼성이나 LG도 회사 내부에 심리상담소를 설치하고 전문 심리상담가를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 독일
독일은 서비스 업종에 대한 감정노동 행동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의사 소통 능력, 스트레스 해소법에 대한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직원에게 격려 와 지지를 제공한다. 좋은 성과를 낸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감정 노동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에게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을 훈련한다. 여기 까지는 국내의 기업과 거의 비슷해 보인다. 직원에 대한 업무배정 시 직 원의 특성을 고려하여 업무를 배정하며 불만처리 시 직원에게 판단과 결 정에 대한 자율성을 제공한다는 것이 국내 기업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국내에도 직원의 특성을 고려해 업무를 배정하는 기업이 있다. 그러나 직원의 특성을 어떻게 고려할 것인가에 관한 규정 기준이 없다. 다시 말 해, 업무의 성격과 직원의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성격이나 적성을 어 떤 기준으로 연관 지어 적합성을 판단할 것인가의 복잡한 문제가 남아 있 다. 이것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단순히 담당 관리자의 주관적 판 단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주관적 판단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 인가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또한, 고객불만 처리 시 직원에게 판단과 결정에 대한 자율성을 제공하 는 것에 관해서는 그 자율성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해야 할 것인가에 대 한 과제도 남아 있다. 기업이 직원을 사전에 보호해야 할 의무의 강제성 은 없어서 직원의 판단에 대한 자율성이 모든 기업에 적용되기까지는 시 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영국
영국의 경우, ‘HSE의 감정요구 직업에 대한 보고서’에 따라 직업적으로 발생되는 감정노동을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앞서 독일의 사례에서 언급 했던 직원의 특성이나 직무 특성에 대해 영국은 더 면밀히 관리되고 있 다. ‘HSE의 감정요구 직업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감정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직무의 특성에 의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직무 특성과 함께 관리되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감정노동 경험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접근이 필요하며 직무 구성이나 건강 중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 권고하고 있다. 모든 면에서 상황에 맞는 면밀한 검토와 평가가 이루 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센터 내에서 일반 상담직과 불만고객 전담팀 팀장의 업무는 모두 상담업무로 동일하나 직무의 특성이 다르다. 일반 상담직은 웃으면서 고 객을 대하나, 팀장은 심한 경우 블랙컨슈머까지 응대한다. 당연히 감정노 동의 강도도 다를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그 에 따른 평가가 별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처럼 국내에도 감정노동이 심 한 직업의 직무 특성이 반영되어야 한다.
⁍ 유럽
유럽은 직무 스트레스를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산업재해의 범위를 사고 중심에서 질병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고 중 심’과 ‘질병 중심’의 의미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사고 중심’은 사고가 발 78 워커밸 시대_고객이 내게 사과했다 생한 경위를 조사하고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산업재해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울산 맥도날드’ 사건을 떠올리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가, 무엇 을, 왜’의 6하 원칙에 의해 사건 경위를 조사한다. 그 과정에서 누가 누구 에게 어떤 상해를 입혔으며 과정이 어떠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러나 ‘질병 중심’은 산업재해의 범위를 말 그대로 ‘질병 중심’으로 정하는 것이다. ‘울산 맥도날드’ 사건에서 직원의 정신적 진단서에 ‘우울 증’이 진단되었고 고객의 폭언과 폭행이 ‘우울증’의 발병 원인이라고 인 정되면 산업재해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즉, 유럽은 과정보다 결과적으 로 판단하고 직원이 질병을 얻었다면 그것에 더 중점을 두고 보상을 적용 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이루어져 있다. 산업안전건강 문제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매뉴얼까지 제시되어 있으며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차별 행위라고 간주하여 이를 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결과적으로 유럽의 산업재해 범위와 유사 하게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사고 중심’에서 ‘질병 중심’으로 산업재 해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감정노동자 보호법 의 시행과 관련 매뉴얼이 나온 상태이다. 또한, 2019년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감정노동이라는 용어가 법령이나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경우는 드물다. 감정노동은 국내에서만 법령에 사용하고 있다. 선진국은 대부분 특정 직종 근로자의 직무 스트레스 관리나 전반적인 보 건관리를 위한 지침으로 언급되었다. 만약 감정노동이라는 용어를 법령 에 사용하려면 감정노동은 서비스 업종만이 아닌 인간의 관계적인 측면 에서 감정관리가 어려운 모든 직업으로 감정노동의 의미를 확장해야 한 다. 유럽과 같이 직무 스트레스의 관점으로 확장되어 다양한 직업군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의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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