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같은 시간
처음 연애의 온도를 본 것은 14년도 쯤일 것이다. 배우와 소재 때문에 보기 시작했는데, 시작하고 얼마 안 있다가 껐다. 재미도 없고 시시했다. 달콤한 그런 로코를 기대했지만 이 영화는 당시 나에게 너무나 불친절했다. 이해도 되지 않고, 내가 기대한 영화가 아니었다. 주인공들이 쿨하지 않다 생각했고 구질구질해서 싫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만난 이 영화는 달라져 있었다. 마치 동희와 영이에게 시간이 필요하듯 나와 이 영화도 시간이 필요했던거 같다. 절반도 못 봤던 영화가 이젠 꽤나 재미있었다. 그 싫었던 구질구질한게 마음에 들었고, 특히 그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이 영화의 결말은 모든이로 하여금 각자에 맞는 상상을 가능케한다. 내가 한 상상은 그들 나름의 해피엔딩이다. 동희와 영이 사이에 존재했던 마지막의 긴 시간은 조금씩 부족했던 그들을 낫게 만들었고, 그 성장은 어쩌면 해피엔딩을 가능케 했을거라 나는 상상한다.
물론 결말에 대한 상상은 각자의 몫이다. 이것은 영화가 갖는 매력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시간을 영화에 연장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영화의 진정한 결말은 누군가에게 악몽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동화일 것이다. 지금의 나는 그럼 이 영화의 결말이 동화라고 생각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