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인턴, 자소서와 면접에서 활용하기
지난 수년간 공공기관에서는 정말 많은 체험형 인턴을 채용했고 많은 취준생들이 체험형 인턴을 수료했다. 그러다 보니 정규직 채용에서도 체험형 인턴 수료는 마치 하나의 스펙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자기소개서의 경력기술서나 면접에서의 질문을 통해 체험형 인턴을 하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물어보곤 한다. 그런데 이 질문이 사실은 답하기에 조금 난감한 질문이다. 왜 그럴까?
체험형 인턴은 무엇을 하는가?
사실 대부분의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체험형 인턴의 신분은 굉장히 애매하다. 조직에 소속은 되어있지만 정규 직원도 아니고 기간조차 짧으며 심지어 취업준비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무언가 책임질 만한 일을 시킬 수도 가르칠 수도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체험형 인턴은 짐을 나르는 등 간단한 잡일을 하거나 혹은 사무실에서 공부를 한다. NCS 문제집이나 전공 필기 공부를 하곤 한다. 내 식구인데도 타 기업 면접이 잡히면 특별휴가를 내주며 면접 잘 보고 오라고 응원해준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자소서나 면접에 체험형 인턴에서 뭘 배웠다고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면접관들도 위와 같은 것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위와 같은 질문을 할 때에도, 면접관은 면접자가 체험형 인턴 과정에서 무언가 업무적인 성과나 특별한 것을 이뤄냈다는 답변을 듣는 것을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면접자가 “무언가 회사의 일을 주도적으로 맡아했고 성과를 냈으며 무언가를 배웠다.”답하면 면접관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말해주겠다.
모 공기업 다대다 면접에서 있었던 일이다. 면접관이 옆의 면접자에게 체험형 인턴을 하면서 본인이 더 희생하거나 팀워크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아직도 옆의 면접자 답변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만큼 황당했기 때문이다. 옆의 면접자는 “퇴근시간 이후에 팀의 아무도 사무실에 돌아올 수 없는 상황에서 급한 국회 자료 요청 연락을 받고 다시 출근했다. 야근을 하여 국회에서 요청한 자료를 작성하여 제출했다.”라고 답했다.
황당한 답변이다.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들어온 국회의 요청자료를 체험형 인턴에게 맡기고 담당자나 관리자 검토조차 없이 제출을 하게 했다? 심지어 퇴근 이후에 돌아가서? 단언컨대 거짓말일 것이다. 백 번 양보하여 저게 만약 아주 엉망진창으로 돌아가는 공공기관에서 엉망진창 주먹구구인 팀이 실제로 한 일이라고 해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접관이 보기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그럼 그 면접자는 어떻게 됐냐고? 신체검사와 오티 때 볼 수 없었다. 당연히 탈락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질문엔 뭐라고 답해야 할까? 정말 배우는 것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체험형 인턴은 아주 중요한 것을 배운다. 바로 ‘조직생활’이다. 만약 본인이 가장 가고픈 기업에서 체험형 인턴을 하면 좋은 점이 이것이다. 가고 싶은 기업의 조직생활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타기업 체험형 인턴이라도 어떤 조직이든 조직생활이라는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기회다. 만약에 면접장에서 관련된 질문을 받는다면, 비록 체험형 인턴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회사라는 조직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기회였으며 이를 통해 동료 간의 소통방법 등 본인이 실제로 조직을 경험하고 느낀 바를 솔직히 얘기하면 된다. 과장할 필요 없다.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면 꼬리 질문이 들어와도 문제없이 답할 수 있다. 아 물론 체험형 인턴이지만 기업의 봉사활동이라든지 무언가 행사 등에 동원되어 작은 역할이지만 맡아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그런 경험을 느낀 바와 함께 솔직히 이야기하면 된다. 조직생활과 연계하여 답변하면 더욱 쉽게 답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과장하는 것과 거짓을 말하는 것이다.
결론. 체험형 인턴이 체험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값진 것은 조직생활이다. 이와 연계하여 작은 것이라도 인턴 중 겪었던 일을 과장하지 말고 배운 점, 느낀 점과 함께 솔직히 이야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