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의 스킬

6. 크라우드펀딩

by 생존철학자

크라우드 펀딩이란 것은 또 다른 의미로 모호하게 가려져 있던 상품의 제작 과정을 대중에게 공개해 그들의 응원에 힘입어 상품을 출시하는 방법을 말한다. 기업과 상품의 역사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멋진 결과에 열광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더해 비록 완성도가 미흡할지라도 어떤 개체가 가진 고유의 스토리가 매력이 있다면 기꺼이 그에 공감하고 호의적인 감정을 내비친다. 우린 누구나 굴곡을 사랑한다. 어떤 개체의 굴곡에 관심을 기울이면 부모의 마음으로 그것이 잘되기를 응원하게 된다. 백만 부가 팔린 판타지 소설인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또한 텀블벅을 통해 먼저 공개되었고 이를 재밌게 읽은 소수의 독자들이 각종 사이트에 해당 소설을 자진해서 홍보하며 출판계의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어떤 상품에 있어 스토리는 하나의 강력한 권력이며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장치는 신생 기업과 창작자에게 있어 스토리를 만들어 주는 가장 훌륭한 도구이다. 또한 자신의 상품을 와디즈나 텀블벅과 같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올리는 과정에서 우리가 지불해야 할 마케팅 비용은 제로에 가깝다. 달리 말해 새로운 상품을 다각도로 실험해볼 수 있는 공평한 장터가 바로 이들 사이트인 것이다. 우리가 어떤 상품을 제조해 시장의 반응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제작 및 유통 관련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크라우드 펀딩은 대중들이 후원한 모금액을 바탕으로 제작과 유통을 진행하기에 선제적으로 투입될 비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2008년 25세의 미국 대학생 에릭 미기코브스키는 자전거를 탈 때마다 주머니 속에 넣어둔 휴대폰을 꺼내 시간과 전화를 확인하는 것이 불편했고 자신의 휴대전화와 무선으로 연동되는 손목시계의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의 문을 두드렸고 10만 달러의 후원을 목표로 ‘페블 워치’의 아이디어를 해당 사이트에 공개했다. 그 아이디어는 공개된 지 2시간 만에 6만 명이 넘는 후원자들이 몰려 1,000만 달러가 넘는 펀딩액을 달성하였고, 약 27만 개의 스마트워치를 팔 수 있었다. 이는 오로지 그의 ‘아이디어’ 하나로 탄생된 일이다. 이 외에도 아웃도어용 아이스박스에 믹서기, 블루투스 무선 스피커, USB 단자, LED 조명을 추가한 만능 아이스박스 ‘쿨 리스트 쿨러’는 1,030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1,030만 달러의 펀딩액을 경신했다. 이는 누구나 해볼 법한 단순한 아이디어였고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더욱 이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텀블벅’이라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여성 유저들이 주를 이루며 <언어의 온도>,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옥토>와 같은 베스트셀러를 배출한 장이기도 하다. 출판사의 힘을 빌리지 못하던 소수 창작자들이 해당 플랫폼에 자신의 콘텐츠를 소개했고 이를 통해 출판사와의 컨텍 포인트를 갖게 되어 역설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텀블벅의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이제 작은 메모에서 시작된 상상을 현실로 만들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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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킥스타터 홈페이지)



자신이 현재 자본이 없다 하더라도 ‘개량 한복’, ‘키토 제닉 식품’, ‘다용도 가방’ 등 무수히 많은 소재들을 실험해볼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 존재한다는 것은 예비 창업자의 입장에서 분명 환호할만한 일이다. 이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잘 맞는 공장을 선별하고 계약을 이끌어내는 협상력과 상세 페이지를 매력 있게 꾸미는 역량이다. 다만 후자의 경우 해당 사이트에 수많은 사례들을 직접 보고 참고할 수 있기에 노력이 선행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상세페이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예비 창업자들의 훌륭한 오아시스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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