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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mo Growthcus Feb 13. 2021

가지무침 파는 집에서 메인요리 찾지 않기

읽어주시는 분들께 드리는 부탁 (for web) - 6


좋은 태도로 말하고 글쓰려고 노력을 합니다만, 착하고 예의발라서 그런 것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가능한 최선의 방향으로 저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맞습니다. 논에 물길 내듯 말이죠. 


저는 착한 척하려는 마음이 없는 편입니다. 완전히 없지는 않지만,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비워내려고 한달까요? 


착한 면이 제 안에 전무하지 않듯이, 악한 면도 제 안에 전무하지 않습니다. 둘은 공존합니다. 인생의 어떤 시기에 어디서 어떻게 만났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저를 착하고 선하고 좋은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고, 그 반대도 있을 수 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한 척하다 망합니다. 부족함도 있고 오류도 있을 수 있는 인간이 아니라, 흠없고 완벽한 - 자신이 아닌 누군가로 - 포장합니다. 이것은 그 누구보다도 스스로에게 몹쓸 짓입니다.


내면이 피폐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유튜버 침착맨(구 이말년)님은 유명세를 얻은 사람중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편인 것 같아 정말 좋아합니다. 침착맨님의 유튜브 영상을 종종 틀어놓고 웃습니다.


침착맨님은 자기 방송을 '가지무침'으로 정의합니다. 그런데 시청자가 늘면서 자꾸 가지무침 파는 집에서 메인요리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그는 2020년을 결산하는 방송에서, 그런 압박감을 느끼면서 방송을 즐기지 못하는게 싫으니, "가지무침 드실분만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라는 뉘앙스로 말합니다.


https://youtu.be/sAkEow8H5lA?t=326






저도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쓰는 글은 최신 연구결과가 반영된 논문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접하는 레퍼런스는 대중서입니다. 전문서가 아닙니다. 끽해봐야 전공 수업에서 참고자료로 쓰일 수준의 책이 몇권 포함되어 있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우선 저 스스로에게 적용해야 하니 잘못된 정보는 최대한 거르려고 노력합니다만, 제가 낼 수 있는 음식 역시 가지무침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셰프들이 내오는 스테이크가 먹고 싶으면 논문을 사서 읽어봐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영어-전공언어로 점철된 그런 논문을 읽어낼 수준이 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만약 그정도 내공을 가진 분이, 제 글에서 오류를 발견한다면 잘 가르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한신대로 저같은 사람이 알아볼 수 있도록, 전문적인 내용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대중서로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것을 소화해서 '더 쉬운 설명이 필요한 분들'과 널리 나누고 싶습니다. 


모든 사람이 소고기는 못 먹더라도, 우유 정도는 마시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제가 <먹기만 했는데 10KG 빠졌습니다>를 쓰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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