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주시는 분들께 드리는 부탁 (for web) - 7
안가요 안사요 안읽어요 안봐요
제가 살아가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저는 불편하면 그냥 거기 안갑니다. TV를 보다가 불편하면 내 인생을 들여 항의글을 쓰는데 기운을 쓰지 않습니다. 불편하게 느껴지는 그것을 그저 내 삶에서 끊어냅니다. 그럴 시간도 없고 시간이 있어도 거기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시청자 게시판 가서 글 써본 적도 딱 한 번 있습니다. [게시]버튼을 누르고 나니 '내가 지금 뭐한 건가' 싶더군요.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의미 없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제 마음이 피폐해지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지요.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경우, 맛없고 불친절하면 굳이 리플달지 않습니다. 그런 수고와 에너지도 아깝기 때문입니다. 정 표현하고 싶으면 느낀 그대로의 별점만 줘도 충분합니다. 오프라인 식당이면 그냥 다음부터 안 갑니다.
어차피 망할 집입니다. 그런 집이 계속 잘될 리가 없습니다. 댓글/리뷰 등을 통해 그런 흐름이 빨라지는 것은 순기능일 것입니다. 그러나 역기능도 있습니다.
요즘은 파워 블로거가(사라진 개념이지만) 아니더라도, 소소한 영향력까지 총동원해서 이상한 식으로 갑질을 하더군요. 예를 들면 '엄청 맵다'고 써놓은 음식을 시켜놓고, 이렇게 매우면 어떻하냐는 식입니다.
구글에 '오늘도 평화로운 배민 리뷰' 한 번만 쳐보면 인간 내면이 어떻게 망가지면 저렇게 될까? 싶은 사례가 넘쳐납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독하던 유튜버가 언젠가부터 너무 이상해졌다. 재미없다 싶으면, 거기다 굳이 '노잼', '퇴물됐네' 이런 거 달지 않습니다. 우선은 그도 나와 같은 사람임을 기억합니다.
악플 달 줄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선의를 담아 한 말 못 알아먹는 사람은 대부분 악의를 담아 쏘아붙여도 못 알아먹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가 살아온 세계는 그랬습니다. 내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전에 비해 많이 성의가 없어진 것 같아요. 애정했던 시청자로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이렇게 할 애정이 없는데, 내 마음을 황폐하게 하는 언어를 사용하면서까지 나와 읽는 이의 마음을 더럽게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저 구독을 해지하고 안 보면 됩니다. 조용히 끊으면 됩니다. 그게 최고입니다.
알고리즘 생각하면 더더욱
알고리즘을 생각하면 악플이란 것은 더욱 무의미해집니다. 댓글이 많으면 소위 말하는 '어그로'가 끌리기에 유튜브같은 경우 상승세가 오기도 합니다.
이곳저곳 커뮤니티에 소문나면 그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조회수와 구독자는 늘어납니다. 소문이 커져서 안티가 모이는 만큼, 그 반대성향을 지닌 집단이 모여들어 팬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연유로 어그로를 어디까지 끌 수 있나 자극의 끝으로 달려가는 '프릭'들이 탄생합니다. 전체적 악순환이 가속화됩니다. (유튜브 콘텐츠라는 게 깊이 있는 무엇을 만들어낼 내공이 없으면 괴물 쇼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는 유튜버나 브런치 작가를 만나면. 조용히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유튜브는 '싫어요' 버튼이 있으니 그거 누르고 차단하면 충분합니다, 싫어요 버튼 같은 게 없으면 트래픽을 1이라도 줄여줘야죠.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줄여줘야 합니다.
어차피 엉망인 내용을 퍼뜨리는 거라면, 그 수준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자기들끼리 혼파망의 지옥도로 향할 것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그런 일은 차고 넘치게 많았습니다. 세계가 멸망한다고 계시받았다며 함께 모여 집단 자살한 사이비 종교집단들을 떠올려보세요.
좀 더 적극적으로 소멸시키려면
어떤 정의감이나 사명감에 의해 도저히 못 참겠다면, 최소한 상대방만큼의 에너지로 부딪힐 각오를 해야 합니다.
마트에서 나쁜 기업의 제품을 만났을 때 조용히 사지 않는 것과, 유튜버 사망여우님처럼 활동하는 것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사이비 종교나 유사과학 집단에 빠진 가족이 있다고 칩시다. 말 한마디 해서 빼오는 것? 가능하지 않습니다. 공을 들여야 합니다. 적어도 상대방이 들인 시간과 에너지만큼의 공을 들여야 세뇌를 풀 가능성이 있지 않겠어요?
지금까지 적은 내용 전부,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동의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이 글을 쓰느라 생각을 정리하던 중, 인터넷에서 짤을 하나 만났습니다. 저는 여기 적힌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내가 싫은 것을 찾아가서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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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감정을 증폭해서
그렇게 쌓인 소모적이고 부정적인 에너지를
배설하는 행위로서의 댓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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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몹쓸 짓 아닌가 싶습니다.
부디 이 흐름이 약해지길 바랍니다. 끊어지길 바랍니다.
'구독과 좋아요를 누르기 전에'라는 타이틀로 7개의 글을 적었습니다. 그냥 이런 이야기들을 2고 시작 전에 풀어놓고 싶었습니다.
몇 꼭지 더 있긴 한데, 이러다가 사회과학의 관점으로 인터넷 문화탐구하는 카테고리가 될 것 같아 일단 이쯤에서 멈추려 합니다.
다음 글부터 다시 <먹기만했는데 10kg 빠졌습니다>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