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2의 34호 가수의 마력
싱어게인 2에서 나의 원픽은 34호였고 34호가 불렀던 노래 중에서의 원픽은 ‘믿어지지 않는 얘기'였다.
34호가 부른 그 노래는, 실연의 아픔, 상처, 쓴 맛을 모두 그러모아서 끓이고 증류해 만든 시리고 독한 위스키 같았다. 사랑을 잃었으나 삶은 유지한 사람들에게 실연의 아픔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지만 그 노래, 34호의 실연 위스키에는, 들이키는 순간 실연의 시점과 현재 사이의 시간을 순식간에 소거해 버리는 위력적인 착시(錯時) 효과가 있었다. 마음이 무너져내렸던 어느 날의 내가 갑자기 소환되어 버렸고 냉동실 구석의 북어처럼 말라붙었던 어떤 기억들이 순식간에 물기와 온기를 머금은 채 복원되었다. 알맹이가 살아있는 원망과 후회, 막막함의 감정을 내 속에서 발견하는 건 심히 당혹스러웠다. 34호의 노래가 가진 힘, 진짜 믿어지지 않는 얘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