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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의 눈, 컴퓨터 비전이 바꾸는 미래 풍경

이용호의 AI 머신비전

by 호몽 이용호
250410 스마트팩토리의 눈.jpg [스마트 팩토리의 눈]

인공지능은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특히 인간의 시각을 모방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은 2025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산업 현장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공장에서의 불량 검출, 자율주행차의 실시간 판단, 병원에서의 영상 진단, 심지어 딥페이크 감지까지, AI 머신비전은 우리의 일상에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침투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몇 가지 핵심 트렌드가 있다. 생성형 AI, Edge AI, 3D 비전, 비전 트랜스포머 같은 기술은 과거에는 불가능하거나 비효율적이던 문제를 해결하며 산업 전반에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스마트팩토리에서 두드러진다. 공정의 자동화는 더 이상 기계적 반복의 단순화가 아니다. 시각 정보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AI가 투입되면서 공장들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자동화 설비는 불량품을 찾아내는 수준을 넘어, 설비 간 소통과 자율적 판단을 통해 전체 공정을 최적화한다.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하는 이 미래형 공장의 핵심은 바로 AI 머신비전이다.


2025년 가장 주목할 트렌드 중 하나는 단연 '생성형 AI'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그려내고, 이미지로부터 영상을 만들어내는 AI는 이제 예술가만의 도구가 아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실제 제품의 외형을 시뮬레이션하고, 존재하지 않는 결함 상황을 합성해 불량 검출 AI를 훈련시키는 데 사용된다. 실제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경우에도 생성형 AI는 합성 데이터를 활용한 AI 학습이 가능하게 해준다. 특히 제조업처럼 반복적인 시각 패턴이 중요한 분야에서 이 기술은 혁신적인 도구가 되고 있다.


두 번째로 눈에 띄는 기술은 자동 가이드 차량(AGV)이다. 물류창고나 제조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자율주행 운반 로봇은 컴퓨터 비전을 기반으로 스스로 경로를 인식하고 장애물을 피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과거에는 바닥에 붙은 테이프를 따라가던 단순한 로봇이었지만, 이제는 임베디드 비전 시스템을 장착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창고 내 물류 흐름은 물론, 전체 공급망의 효율성도 이 AGV 기술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가 급증하면서, 이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서 경쟁력 확보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세 번째는 'Edge AI'의 부상이다.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가 발생하는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분석과 판단을 내리는 Edge AI는 실시간성과 보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 제조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시각 데이터는 민감하고 즉각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컨베이어 벨트 위를 흐르는 제품 중 결함을 가진 제품을 실시간으로 분류해야 할 경우,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보내고 응답을 기다리는 방식은 너무 느리다. Edge AI는 이 문제를 해결한다. 고속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은 즉시 분석되어 불량품을 분리하고, 이상 신호를 발생시킨다. 동시에 데이터는 외부로 유출되지 않아 기업의 보안도 지켜진다.


이와 함께 부상하는 것이 '3D 비전'이다. 2D 이미지 분석에서 벗어나 깊이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은 더 정확하고 풍부한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구조화된 빛을 투사하거나, 비행 시간 센서를 활용해 사물과의 거리와 입체 구조를 인식하는 이 기술은 특히 로봇과 AR 기술에서 핵심적이다. 예를 들어, 자율 로봇이 좁은 공간에서 작업하거나, 증강현실 기반의 설비 유지보수 안내 시스템이 실제 설비 위에 정보를 정확히 매핑할 때 3D 비전은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몰입형 게임이나 메타버스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제조, 물류, 의료 등 현실 기반의 산업에서도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하나의 주요 변화는 '멀티모달 AI 통합'이다. 기존의 컴퓨터 비전은 이미지나 영상 하나의 입력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텍스트, 음성, 센서 데이터 등 다양한 입력을 동시에 고려하는 시대가 열렸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음성 지시와 동시에 수집된 영상 정보를 종합해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거나, 환경 센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각적 판단 기준을 변경하는 식이다. 이는 인간이 여러 감각을 종합해 세상을 인식하듯, AI도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조합해 더 정교한 판단을 가능하게 해준다. 멀티모달 AI는 특히 자율주행, 스마트홈, 의료 영상 분석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들 가운데, '비전 트랜스포머(ViT)'는 가장 기술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기존 CNN 기반의 이미지 분석이 국소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데 강점이 있었다면, ViT는 이미지 전체의 맥락을 포착하는 데 탁월하다. 셀프 어텐션 메커니즘을 통해 어떤 픽셀이 더 중요한지 가중치를 두고 학습하는 이 방식은, 복잡한 장면 분석이나 다중 객체 인식에서 특히 강력하다. 의료 영상처럼 미세한 차이가 생명을 좌우하는 분야에서 ViT는 이미 도입되고 있으며, 자율주행에서도 전방 상황의 전반적 이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더욱이 ViT는 CNN보다 더 적은 연산 자원으로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고해상도 영상을 다루는 데 있어 매우 유리하다.


이와 함께 점점 더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슈가 있다. 바로 '딥페이크 탐지 기술'이다. AI로 합성된 얼굴, 목소리, 영상이 사실처럼 유포되는 상황에서, 이를 구분해내는 기술은 단순한 기술적 과제를 넘어 사회적 책임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음성과 얼굴을 합성해 가짜 뉴스나 조작된 영상을 만드는 일이 현실이 되면서, 뉴스 기관, 법 집행 기관, 금융 기관 등은 AI 기반의 진위 판별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컴퓨터 비전 기술은 영상의 픽셀 단위 차이를 분석하고, 음성의 패턴을 학습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한다. 이는 단지 기술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 기반 사회를 지키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더 많은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그 결정 과정을 이해하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설명 가능한 AI(XAI)'가 주목받는 이유다. AI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사용자나 전문가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AI가 법적, 윤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료, 보안, 교통 분야에서 필수적이다. 단지 정확한 예측을 넘어서, 그 판단의 근거와 과정을 설명해줄 수 있어야 진정한 신뢰와 수용이 가능하다. XAI는 바로 이 지점을 해결한다. 규제 환경이 강화되는 2025년 이후에는, XAI가 없는 AI 시스템은 점차 도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2025년의 컴퓨터 비전은 단순히 카메라에 입력된 영상을 분석하는 기술이 아니다. 생성형 AI로 데이터를 만들고, Edge AI로 실시간 분석하며, 3D 비전으로 공간을 인식하고, 멀티모달 AI로 다양한 정보를 통합한다. 그 위에 ViT와 같은 첨단 모델이 정밀한 분석을 수행하고, 딥페이크 탐지와 XAI가 기술의 윤리성과 신뢰를 뒷받침한다. 이 모든 기술은 결국, 더 안전하고, 더 똑똑하며, 더 신뢰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AI 머신비전이 있다.


| 작가 프로필


이용호 작가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작가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5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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