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의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그냥 붙여넣었을 뿐인데, 자동화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다들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이걸 진짜 내가 할 수 있다고요?”
그럴 만하다. 자동화라는 단어는 아직도 개발자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고, ‘워크플로우’나 ‘API’, ‘서버’ 같은 말은 낯설기 짝이 없다. 그런데 한 유튜브 영상에서는 누군가 “그냥 복사해서 붙여 넣었을 뿐인데 계산기 기능이 연동된다”고 말한다. 그것도 클로드(Claude)라는 인공지능을 통해.
이게 가능한 이유는, 자동화 툴 ‘n8n’과 ‘MCP 서버’ 덕분이다. LLM(대형언어모델) 시대의 자동화는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서, 인간의 지시를 해석하고 외부 도구까지 제어하는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에 n8n과 MCP가 있다.
도구를 명령하는 AI, ‘클로드’의 진짜 힘
기존의 인공지능은 질문에 답을 하거나 글을 써주는 도우미였다. 하지만 이젠 그 역할이 달라졌다. 초기에는 “AI가 계산을 못한다”고 놀림받던 시절도 있었다. 간단한 수학 문제조차 헷갈리던 LLM 모델들. 하지만 MCP라는 다리 역할을 통해 클로드 같은 AI는 이제 외부 계산기, 세계 시각, 유튜브 다국어 더빙까지 직접 제어할 수 있다.
MCP는 쉽게 말해 ‘AI가 도구를 명령할 수 있게 해주는 통신 프로토콜’이다. 예를 들어 클로드에게 “지금 두바이 시간 알려줘”라고 물으면, 클로드는 MCP를 통해 n8n에서 ‘현재 시간 가져오기’ 툴을 호출하고, 정확한 두바이 시간을 응답할 수 있다.
계산도 마찬가지다. 복잡한 수식을 직접 풀기보단, 계산기 노드를 불러서 정확한 계산 값을 받아 응답한다. 이제 AI는 ‘직접 풀지 않아도’ 외부의 계산기나 서비스와 손발을 맞춰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치 망치를 손에 든 기술자처럼.
‘워크플로우’를 누구나 만들 수 있다면?
자동화의 진짜 매력은 여기에 있다.
n8n에서는 어떤 사람이 만들어놓은 자동화 워크플로우를 그대로 복사해서 쓸 수 있다. 유튜브에서 자막을 추출하고, 그 자막을 요약해 문서로 정리하고, 구글시트나 옵시디언에 저장하는 일까지, 버튼 몇 번만 누르면 가능하다.
그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누군가 만든 워크플로우를 ‘Ctrl+C’로 복사하고, 자신의 n8n에 ‘Ctrl+V’로 붙여넣으면 된다.
모든 설정은 JSON 형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구조만 이해하면 쉽게 편집할 수 있다.
게다가 GPT나 Claude에게 “이런 입력이 들어왔을 때, 이런 출력을 하고 싶어요. 코드 짜주세요.”라고 요청하면, 자동으로 자바스크립트 코드나 파이썬 코드를 작성해준다. 복잡한 코딩 없이도 자동화 로직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다.
이제 자동화는 ‘프로그래머만의 영역’이 아니다.
문과생도, 디자이너도, 마케터도, 단지 자신이 반복해서 하던 일을 쪼개고 설명할 수만 있다면 누구든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셀프 호스팅’과 ‘무제한 사용’의 장점, 그리고 보안
n8n이 기존 툴과 다른 강점 중 하나는 ‘셀프 호스팅’이다.
이는 n8n을 자신의 컴퓨터나 서버에 직접 설치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클라우드가 아닌 개인 서버에서 구동되기 때문에 데이터 보안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보안을 최고로 중요 하는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이런 특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SK, 삼성, 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셀프 호스팅 시엔 무료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메이크(Make)나 자피어(Zapier) 같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는 호출 횟수에 따라 비용이 커지지만, n8n은 직접 설치만 해두면 아무리 많이 써도 추가 요금이 없다. 보안을 중요 시 하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비용 부담이 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1인 개발자에게는 큰 매력이다.
물론 초심자에게 설치와 설정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관련 커뮤니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를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각종 템플릿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실제 커뮤니티들에서는 ‘이 노드를 붙이면 된다’는 식으로 직관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엔 한글화도 완료되어 진입 장벽도 크게 낮아졌다.
‘AI 자동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
이제 AI 자동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일을 자동화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말은, 자동화 시대의 본질을 꿰뚫는다.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더 많은 일을 더 잘게 나눠서, 더 정밀하게 자동화하게 될 것이다.
그 자동화의 중심엔 AI가 있고, 그 AI는 MCP와 같은 연결 다리를 통해 점점 더 많은 도구를 쓸 수 있게 된다.
오늘날 클라우드와 MCP, n8n을 이용한 자동화는 단지 ‘편리한 도구’의 차원이 아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 모두가 일을 해 나가는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을 상징한다.
문서 정리, 데이터 수집, 이메일 자동 전송, 반복 업무 대응.
이 모든 것이 “복사-붙여넣기” 수준의 인터페이스로, 그리고 AI가 직접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변화의 시대, 필요한 건 ‘조금의 의지’와 ‘좋은 커뮤니티’
AI 자동화 도구는 점점 더 똑똑해지고,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 첫 걸음을 떼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만약 지금까지 “나는 비전공자라 자동화는 못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님을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템플릿, 친절한 가이드, 그리고 ChatGPT나 Claude 같은 AI 도우미가 이런 과정을 함께해준다.
이제 진짜 필요한 건 ‘나의 일을 작게 나눠보는 연습’과 ‘도전해보는 용기’다.
그 첫 단계는 함께할 수 있는 유튜브 영상과 커뮤니티를 찾아보는 것이다.
망치를 든 AI.
그들은 이제 도구를 쓸 준비가 되어 있다.
다음은 당신의 차례다.
이용호 작가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작가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5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