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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 5. 맥락 제공

이용호의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by 호몽 이용호
250918 브런치.png [맥락제공 개념도]


상황을 아는 AI가 만드는 차이, 배경 설명의 중요성


며칠 전 지인이 이런 하소연을 했다. AI에게 마케팅 전략을 물어봤는데 교과서적인 답변만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질문했는지 물어보니 "우리 제품 마케팅 전략 알려줘"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질문하면 AI는 일반론적인 마케팅 이론만 늘어놓을 수밖에 없다. 제품이 무엇인지, 타겟이 누구인지, 예산은 얼마인지, 현재 상황은 어떤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려면 상황 설명이 필수다. 인간끼리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만 물으면 상대방은 "뭘 어떻게요?"라고 되묻는다. 상황을 모르면 조언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AI도 똑같다. 아무리 똑똑한 AI라도 당신의 처지와 상황을 알 수 없다. 그래서 배경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배경 정보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들이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 어떤 목적인지, 언제까지 필요한지, 어떤 제약이 있는지 같은 정보들이다. 이런 정보가 있어야 AI가 상황에 맞는 맞춤형 답변을 할 수 있다. 마치 의사가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듣고 진단하는 것과 같다. 정보가 없으면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하다.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보자. 한 대학생이 취업 준비를 위해 AI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하자. "자기소개서 써줘"라고 하면 AI는 뻔한 템플릿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경영학과 4학년이고, IT 대기업 마케팅 직무에 지원하려고 해. 동아리에서 앱 개발 프로젝트를 리드했고, 인턴 경험은 없어.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어필하고 싶어"라고 배경을 설명하면 어떨까. AI는 이제 IT 업계 특성을 반영하고, 앱 개발 경험을 부각하며, 인턴 경험 부족을 창의성과 도전 정신으로 보완하는 맞춤형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줄 것이다.


배경 정보를 제공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첫째, 관련 없는 정보까지 모두 제공하면 안 된다. "저는 부산 출신이고, 혈액형은 A형이며, 좋아하는 음식은 치킨인데"처럼 불필요한 개인 정보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둘째, 너무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정말 간절해요", "꼭 합격하고 싶어요" 같은 감정 표현보다는 객관적 사실 위주로 설명해야 한다. 셋째, 상충되는 요구사항을 동시에 제시하면 안 된다. "독창적이면서도 무난하게"처럼 모순된 조건을 주면 AI가 혼란스러워한다.


업무 상황에서도 배경 정보의 중요성은 마찬가지다. 회의 자료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때를 생각해보자. "회의 자료 만들어줘"라고 하면 일반적인 회의 템플릿이 나온다. 하지만 "다음 주 월요일 임원진 앞에서 발표할 분기 실적 검토 회의 자료가 필요해. 우리 팀은 목표 대비 90% 달성했고, 주요 이슈는 신규 고객 확보 지연이야. 해결책과 다음 분기 계획도 포함해줘"라고 하면 완전히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실적 데이터 분석, 문제점 진단, 개선 방안, 향후 전략이 체계적으로 구성된 전문적인 자료를 받을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도 배경 설명은 필수다. 수업 계획을 세워달라고 할 때 "수학 수업 계획 짜줘"라고만 하면 일반적인 교육과정만 나온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대상 일차방정식 수업이고, 학생 25명 중 절반은 수학을 어려워해. 50분 수업이고, 태블릿을 활용할 수 있어. 개념 이해보다는 실생활 적용에 중점을 두고 싶어"라고 배경을 제공하면 어떨까. AI는 학습자 수준을 고려한 단계별 설명과 실생활 예시, 태블릿 활용 방안이 포함된 실용적인 수업 계획을 만들어줄 것이다.


배경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상황, 목적과 목표, 대상과 범위, 제약 조건, 기대 결과 순으로 정리하면 AI가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블로그 포스팅을 요청할 때도 "건강 관리 주제로 블로그 글 써줘"보다는 "30-40대 직장인을 위한 건강 관리 블로그 글이 필요해.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과 식습관 개선이 주제야. 2000자 정도로, 실천하기 쉬운 팁 위주로 구성해줘"라고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제는 AI 시대다. 하지만 AI를 잘 활용하려면 기술적 지식보다 소통 능력이 더 중요하다.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필요한 배경 정보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AI와 협업하는 핵심 기술이다. 배경을 아는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는 동료가 된다. 이런 소통 방식을 익히면 AI를 훨씬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프로필


@손잡인_이용호 프로필.jpg


이용호 작가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작가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40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를 이용한 AI 자동화”,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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