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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 4. 예시 제공

이용호의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by 호몽 이용호
250911 브런치.png [예시제공 프롬프트 개념도]


AI 교육의 혁명, 모방 학습이 만드는 놀라운 변화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수학 문제를 가르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칠판에 문제를 써놓고 단계별로 풀이 과정을 보여준다. 공식을 설명하고 이론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문제를 푸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학생들의 이해도를 훨씬 높인다. 이것이 바로 모방 학습의 힘이다. 그런데 최첨단 인공지능도 수백 년 전부터 인간이 사용해온 이 학습법을 똑같이 활용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많은 사람들이 AI를 사용하면서 실망스러운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분명히 자세하게 설명했는데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여러 번 다시 시도해본 경험 말이다. 특히 창작이나 분석 같은 복합적인 작업을 요청할 때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바로 '실례 제시'다. AI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제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작동하는 방식을 생각해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AI는 거대한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고도화된 시스템이다. 수많은 정보를 분석해 공통적인 특징을 추출하고, 그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한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의 실제 사례를 보여주면, AI는 그 사례에서 핵심적인 특징들을 파악해 유사한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마치 숙련된 요리사가 맛있는 요리를 보고 그 비법을 터득하는 것과 같다.


구체적인 사례로 고객 서비스 응답 메시지 작성을 살펴보자. "정중하고 친근한 고객 응답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하는 것과 "안녕하세요 고객님, 소중한 의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담당 부서에 즉시 전달하겠습니다. 추가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라는 실제 사례를 보여주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후자의 경우 AI는 인사, 감사 표현, 해결 의지, 추가 지원 제안 등의 구체적인 요소들을 학습할 수 있다.


효과적인 사례를 준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전문 기술이다. 첫째, 사례는 완전해야 한다. 중간에 생략된 부분이 있거나 불완전한 형태면 AI가 잘못된 패턴을 학습할 수 있다. 둘째, 현실적이어야 한다. 너무 이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사례는 실제 적용할 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셋째, 관련성이 높아야 한다. 실제 요청하고자 하는 작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례여야 학습 효과가 극대화된다.


사례를 배치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마지막에 본 정보에 더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AI도 마찬가지다. 여러 개의 사례를 제시할 때는 품질 순으로 배열해 가장 뛰어난 사례를 마지막에 두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AI가 최고 수준의 패턴을 가장 강하게 학습하게 된다.


이런 접근법은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다. 보고서 작성의 경우를 살펴보자. 기본적인 현황 정리 수준에서 시작해, 데이터 분석이 포함된 중간 단계를 거쳐, 마지막에는 구체적인 개선 방안과 기대 효과까지 담은 전문가 수준의 보고서 사례를 제시한다. 이런 단계적 사례 제시를 통해 AI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된다.


창작 분야에서도 효과는 탁월하다. 소설의 한 장면을 요청할 때 단순한 상황 설명에서 시작해, 인물의 감정이 드러나는 중간 단계를 거쳐, 마지막에는 복합적인 갈등과 미묘한 심리 묘사까지 담은 완성도 높은 장면을 사례로 보여준다. AI는 이런 발전적 구조를 학습해 다양한 수준의 창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하기 쉬운 함정들도 있다. 비슷한 사례만 여러 개 제시하면 AI가 한정적인 패턴만 학습해 창의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너무 다양한 사례를 무작정 섞어서 제시하면 AI가 혼란을 겪어 일관성 없는 결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사례의 품질이 들쭉날쭉하면 AI가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할지 판단하지 못한다. 따라서 적절한 다양성을 유지하면서도 일정한 품질 기준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에서 이런 방법론을 도입한 사례들을 보면 그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한 마케팅 회사는 광고 문구 생성 AI에게 수준별 카피라이팅 사례를 단계적으로 학습시켜 클릭률을 30% 이상 향상시켰다. 고객 서비스 부서에서는 응답 품질을 높이기 위해 우수 상담사들의 실제 응답 사례를 AI에게 학습시켜 고객 만족도를 크게 개선했다.


결국 AI와의 효율적인 협업은 '가르치는 방법'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된다. 장황한 설명이나 추상적인 지시보다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 앞으로 AI를 활용할 때는 "무엇을 원하는가"보다 "어떤 사례를 보여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보자. 그 작은 변화가 AI 활용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다.


| 작가 프로필


@손잡인_이용호 프로필.jpg


이용호 작가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작가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5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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