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의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체계적 접근이 답이다: AI 프롬프팅의 마지막 비밀
많은 사람들이 AI를 만능 도구로 여기며 어떤 질문이든 완벽한 답을 즉시 내놓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AI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 앞에서는 실수를 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요소가 얽혀있는 문제나 다각도 분석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열쇠가 바로 체계적 접근법, 즉 '단계적 사고 프로세스'다.
체계적 접근법이란 복잡한 문제를 작은 단위로 분해하여 순서대로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마치 큰 건물을 지을 때 기초공사부터 시작해서 골조, 내부공사, 마감공사 순으로 진행하는 것과 같다. AI에게도 이런 순차적 접근을 요구하면 훨씬 정확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카페를 창업하려는 계획을 세운다고 해보자. "카페 창업 계획을 세워달라"라고 단순히 요청하는 것보다는 "먼저 입지 분석을 하고, 그 다음 타겟 고객을 정의하며, 이어서 메뉴 구성을 계획하고, 마지막으로 예산과 수익성을 검토해달라"고 단계별로 나누어 요청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렇게 하면 AI는 각 단계에서 필요한 세부 사항들을 빠뜨리지 않고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런 접근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AI의 정보 처리 방식과 관련이 있다. AI는 이전 맥락을 바탕으로 다음 내용을 생성하는데, 한 번에 너무 많은 정보를 처리하려 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거나 논리적 연결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 하지만 단계별로 나누면 각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다음 단계의 기초로 활용할 수 있어 전체적인 품질이 크게 향상된다.
실제 업무에서 이런 접근법이 빛을 발하는 분야들을 살펴보자. 마케팅 전략 수립의 경우, 시장 조사, 고객 세분화, 포지셔닝 전략, 마케팅 믹스 구성, 성과 측정 방안 등으로 나누어 접근하면 포괄적이면서도 실행 가능한 전략이 나온다. 인사 관리에서도 직무 분석, 채용 기준 설정, 면접 프로세스 설계, 평가 체계 구축 등으로 단계화하면 체계적인 인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연구 개발 분야에서도 이 방법은 매우 유용하다. 신제품 개발을 할 때 시장 니즈 조사, 기술적 타당성 검토, 프로토타입 설계, 테스트 및 개선, 양산화 계획 수립 등으로 나누어 진행하면 실패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각 단계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확신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다.
체계적 접근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도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시간 순서에 따른 단계화다. "첫 번째로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두 번째로 문제점을 파악하며, 세 번째로 해결방안을 도출하고, 네 번째로 실행계획을 수립해달라"와 같은 방식이다. 또한 중요도나 우선순위에 따라 단계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가장 중요한 요소부터 차례로 분석해달라", "우선순위가 높은 문제부터 해결방안을 제시해달라" 등이 그 예다.
검증 중심의 단계화도 효과적이다. "각 단계별 결과를 점검하고 다음으로 진행해달라", "중간 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한 후 계속 진행해달라" 등의 방식을 쓰면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수정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유용하다.
주의해야 할 점들도 있다. 너무 세세하게 나누면 오히려 전체적인 관점을 잃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준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4-6단계 정도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각 단계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사례로 온라인 교육 플랫폼 개발을 생각해보자. 1단계에서는 교육 시장의 현황과 트렌드를 분석한다. 2단계에서는 타겟 학습자의 특성과 니즈를 파악한다. 3단계에서는 경쟁 플랫폼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한다. 4단계에서는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을 설계한다. 5단계에서는 기술적 구현 방안과 예상 비용을 검토한다. 6단계에서는 런칭 전략과 마케팅 계획을 수립한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접근하면 실현 가능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체계적 접근법의 가장 큰 장점은 예측 가능성이다. 각 단계별로 명확한 산출물이 나오기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도 어느 부분에서 발생했는지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또한 팀워크에도 도움이 된다. 각 구성원이 담당할 단계가 명확하므로 역할 분담이 쉽고, 단계별 결과를 공유하면서 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AI 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는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계별 접근을 통해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런 체계적 접근법을 습득한다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진정한 사고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프로필
이용호 작가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작가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5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