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공지능의 새 모습: 비서보다 나은 AI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by 호몽 이용호
250327 수익성_브런치.jpg [ AI의 수익성]


AI 자율 에이전트, 기업 혁신의 ‘엔진’ 되다


2025년, 인공지능(AI)의 무게중심이 눈에 띄게 이동하고 있다. 단순한 연산과 분석을 넘어 인간을 대신해 일상적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질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자율 에이전트’**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실제로 산업계 전반에서 AI 에이전트의 도입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실질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자율 에이전트는 기존 AI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거나 이미 주어진 조건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로를 자율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출장 일정을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자율 에이전트는 항공편과 호텔을 비교하고, 일정에 따라 교통수단과 회의 일정을 자동으로 배치하며, 그 결과를 사용자의 선호도에 맞춰 조정한다. 인간의 직접 개입 없이 이 모든 것이 자동으로 처리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AI의 추론 능력 향상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언어모델은 단순한 문장 이해를 넘어, 복잡한 과정을 단계적으로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능력이 자율 에이전트의 핵심이며, 다양한 업무를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특히 업무의 흐름을 이해하고 중간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자동화 기술과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이다.


오픈AI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사라 프라이어는 이와 관련해 “2025년은 AI 에이전트가 일상 업무에 본격 투입되는 시기”라고 전망했다. 그녀는 나아가 **인공지능 일반지능(AGI)**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AGI는 인간처럼 모든 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을 뜻한다. 물론 AGI의 완전한 실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자율 에이전트의 빠른 진화는 이 목표가 더 이상 허황된 미래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자율 에이전트의 등장은 기업 경영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생산성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전략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AI 기술이 단순히 성장 수단이 아닌, 이익 창출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노스존의 벤처캐피털리스트 몰리 알터는 2025년을 “AI 수익성의 해”로 규정하며, 더 이상 기업이 ‘기술 도입 그 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얼마나 빠르게, 효율적으로, 그리고 이윤 중심적으로 AI를 실용화하느냐가 경쟁력의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자율 에이전트는 인력 비용의 절감 효과가 크다. 마케팅 자동화, 고객 응대, 일정 조정, 문서 작성, 데이터 정리 등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업무들을 AI가 전담하게 되면, 핵심 인력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을 넘어서 조직 전체의 업무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일례로 미국의 한 유통 스타트업은 내부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한 결과, 3개월 만에 업무 처리 속도가 40% 향상되었고, 고객 만족도 역시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한국 기업들도 이런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벤처기업협회가 주최한 ‘2025 AI 혁신 세미나’에서는 자율 에이전트가 올해의 핵심 기술로 꼽혔다. 포티투마루 김동환 대표는 “지금은 AI의 성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업무에 실제 적용하는 속도와 효율”이라며, 이제는 모든 산업이 ‘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 시대, 즉 AI 융합의 흐름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금융, 물류, 교육,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자동화 솔루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자율 에이전트는 기업 간 경쟁 방식도 바꾸고 있다. 예전에는 더 많은 인력과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 경쟁력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적은 자원으로 더 높은 성과를 만들어내는가가 새로운 경쟁의 기준이 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자율 에이전트를 무기로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유다.

이러한 추세는 노동 시장의 재편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반복적 업무를 전담하던 인력이 필요했지만, AI 에이전트가 이를 대체하면서 창의적 사고, 기획력, 전략 실행 능력을 갖춘 인재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역할이 완전히 달라지는 구조적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변화가 순탄한 것은 아니다. 자율 에이전트가 더 많은 분야에 도입될수록,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와 윤리적 쟁점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예를 들어, AI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책임 소재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또, AI가 특정 이용자의 데이터를 무단 수집하거나 차별적인 결과를 유도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기술이 앞서가는 만큼, 이를 제어하고 사회적으로 조율할 정책과 기준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지금까지 자율 에이전트가 어떻게 기업의 운영 방식과 전략을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기대와 과제가 함께 있는지를 살펴봤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이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생태계와 산업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 작가 프로필

174974_433932_419.jpg


이용호 작가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작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5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바이브 코딩'이 AI 코딩의 미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