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가끔 '좋았다'는 말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날의 바람의 느낌과 풀 냄새와 공기의 온도, 햇살을
'좋았다'는 말의 상자에 담아 뚜껑을 닫아 버리는 것 같다.
뚜껑을 열어 바람을 만지게 해 주고, 풀 냄새를 맡게 해주고 싶다.
빨간 꽃이 가득한 꽃밭을 걷던 그날,
나는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치마는 바람이 불 때 마다 꽃잎처럼 하늘대며 발목을 스쳤다.
오늘처럼 기분 좋은 바람이 불던 날이었다.
고양이그림, 펜화, 그림일기, 홀로 떠난 유럽을 그리다. www.facebook.com/honabloom ho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