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리방법 알아보기
“금리/한도 조회 시 신용등급에 안 좋은 영향이 있나요?”
“왜 P2P 대출 업체들 간에 신용대출 조건이 다른가요?”
“신용등급도 무난하고 이용 중인 대출도 별로 없는데 대출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약 2년 동안 어니스트펀드의 개인 신용대출서비스를 운영하는 동안 접수된 문의들 중 상당 부분은 위와 같은 ‘신용’과 관련된 문의들이 차지한다.
개개인의 신용으로 적게는 몇십 만원에서 많게는 몇 천 만원까지 금전거래가 이뤄질 수 있고, 이 거래는 향후 이뤄지게 될 금융거래에도 큰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신용에 대한 개념과 신용관리 방법을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글을 통해 개개인의 신용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신용과 관련하여 흔히 가질 수 있는 궁금증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신용을 향상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금융거래에 있어 신용이란 쉽게 말해서 돈을 얼마나 잘 갚을 것인지에 대한 척도이다. 어느 날 당신의 친구가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특별히 맡길 만한 물건은 없는 상황. 하지만 이 친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얹어서 갚을 테니 한 번만 믿어주라고 한다.
물론 둘도 없는 하나뿐인 친구이고 빌리려는 금액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다시 받을 생각 하지 않고 빌려줄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친구의 직업, 소득, 평소 씀씀이, 기존에도 빌린 적이 있을 경우 당시 잘 갚았는지에 대한 경험 등을 토대로 ‘이 친구가 얼마나 잘 갚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금융기관이 대출을 제공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돈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이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하면 금융기관은 신청 고객의 신상정보, 소득정보, 부채정보, 자사 또는 타사에서의 금융거래 행태 등을 토대로 향후 약속한 기간과 조건에 따라 채무를 이행할 확률을 산정한다. 이때 신용을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신상정보, 소득정보, 부채정보, 금융거래행태 등의 정보를 ‘신용정보’라 하며, 이를 토대로 산정한 채무 이행 확률을 ‘신용’이라 한다.
그렇다면 ‘신용등급’이란 무엇인가? 개인 신용등급은 앞서 얘기한 신용에 대한 위험도, 즉, 돈을 빌리는 사람이 일정 기간 내에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불량률)을 현재와 과거의 금융거래 패턴을 계량화하여 등급화 한 것이다. 쉽게 얘기해서 개인의 신용상태를 사전에 정의한 평가 항목에 따라 점수로 측정(=신용평점)하고, 이를 비슷한 성향을 띄는 몇 개의 집단으로 구분하여 집단에 따라 금리, 한도, 만기 등의 조건을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
잘 알려진 신용등급의 예로, NICE평가정보, KCB에서 제공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CB등급(Credit Bureau Score로 산출, 1~10등급으로 구성), 대부업권 대출을 이용 중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SP등급(Subprime Score로 산출, 1~10등급으로 구성)이 있다. 모두 1등급이 가장 높은 등급이며, 불량률이 낮다고 판단되어 금융거래 시 좋은 조건을 받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10등급은 불량률이 높다고 여겨져 금융거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각 금융기관들 내부적으로도 고유의 신용평가 방식을 통한 신용등급 체계가 존재하며, 이용고객 특성 별로 등급을 부여한다. 1등급부터 10등급까지의 분포와 불량률은 아래와 같다.
이때 동일한 인물에 대해서도 신용평가기관과 금융기관에 따라 신용이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데, 이는 각 기관별로 신용평가 목적, 타겟 고객, 이용하는(또는 이용 가능한) 신용정보, 신용평가를 위해 중점을 두는 항목과 배점 등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에 대해 NICE평가정보와 KCB에서 제공하는 CB등급이 다를 수 있는 것도, 금융기관별로 제공 가능한 대출 조건이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1) 신용조회를 하면 신용등급이 하락하나요?
어니스트펀드를 처음 접하고 대출 가능 여부를 알아보는 고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우려이다. 비단 어니스트펀드 이용 고객뿐만이 아니라 어느 금융기관에든 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이라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하는 우려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신용조회를 한다고 해서 신용등급에 악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2011년 10월부로 개인 신용평가 제도가 개선되면서 신용조회기록은 신용등급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제도가 개선되기 이전까지는 실제로 신용조회기록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되고 금융거래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은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2) 현재 이용 중인 대출도 별로 없는데 왜 신용등급이 낮을까요?
실제로 고객의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산출된 결과값 및 주요 사유를 보지 않는 한 설명하기가 어려운 질문 중 하나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먼저, 대출상품 및 대출을 이용 중인 금융기관 성격으로 인해 신용등급에 하락이 있을 수 있다.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은 크게 은행, 카드사, 캐피털사,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각 기관별 주요 대출 이용고객의 CB등급을 보면 은행은 1~4등급, 카드, 캐피털, 보험사는 4~6등급, 저축은행은 6~8등급으로 구분된다.
금리와 같은 대출 조건은 이용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은행 신용대출 상품의 평균 금리는 매우 낮은 반면, 장기 카드대출(카드론)은 10% 초중반, 단기 카드대출(현금 서비스), 캐피털, 저축은행 및 대부업체 신용대출은 20%를 넘나 든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용 편의상의 이유로 단기 카드대출을 이용하거나 저축은행, 대부업체 대출 등을 조금이라도 이용하게 될 경우, 통계상 부채상환부담이 켜져 신용 위험도가 높아진 것으로 간주되어 신용등급에 악영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내용이 타 금융기관에도 공유되기 때문에 향후 금융거래 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경우를 다룬 것이며, 캐피털사의 자동차 할부 금융이나 저축은행의 사잇돌 대출처럼 예외적인 케이스도 있다. 물론 정상적으로 상환이 완료된다면 신용등급은 다시 향상된다).
신용거래 기록이 없거나 적은(Thin-file) 고객군들의 경우에 도 신용등급이 다소 낮을 수 있다. 실제로 금융거래 경험이 적은 사회 초년생과 같은 고객군의 경우 신용등급이 3~5등급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신용 위험도를 예측하기 위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애초에 어느 정도의 위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개인회생, 워크아웃 면책 후 기존의 신용 이력이 모두 삭제된 고객 역시 이와 같은 Thin-file고객군에 포함되는데, 때문에 금융기관은 내부적으로 이러한 고객군에 대해 신용을 평가할 때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도 애초에 소득이 적어 이용 중인 대출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부채 상환부담이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신용 평가 시점과 가까운 과거에 금융거래 빈도가 높은 경우(소위 말하는 ‘대출 돌려막기’를 한 경우, 신용카드를 다수 발급한 경우 등)도 현재 이용 중인 대출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이유에 포함될 수 있다.
3) P2P대출 이용 시 신용등급에 영향이 있나요?
현재는 어니스트펀드 대출을 포함한 대부분의 P2P대출 이용 시 신용등급에 영향이 없다. 이는 P2P대출이 국내에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신용평가 항목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연체가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P2P금융업체 외에 타 금융기관에 P2P대출 기록이 공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P2P금융업체의 경우 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예적금 담보대출 형태로 대출이 진행되거나, 저축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형태로 대출이 진행되는데, 이 경우에는 대출기록이 타 금융기관에 공유되며 대출 및 기관 성격에 따라 신용등급에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이 어떠한 형태로 제공되는지 사전에 잘 알아봐야 한다.
추가적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부터 P2P대출도 신용등급에 반영시키고, 대출기록 역시 공유하게끔 한다는 논의가 금융당국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 향후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는 지켜볼필요가 있다.
1) 지속적인 금융거래 필수
좋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금융거래는 필수적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개개인의 신용은 현재와 과거의 금융거래 행태를 바탕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신용평가에 필요한 정보가 없거나 부족해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신용을 좋게 평가받지 못해 향후 금융거래 시 좋은 조건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자금이 필요할 때 적정 수준 내에서 대출을 이용한 다든지,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적정 한도 내에서 잘 사용하는 등의 금융거래를 지속하면 좋은 신용등급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거래 금융기관의 예적금 상품 등 금융상품을 꾸준히 이용하는 것도 향후 해당 금융기관에서 금융거래를 할 때 보다 유리한 조건을 받는 요인이 된다. 상대적으로 금융거래가 제한적인 사회 초년생이라면 통신사 요금이나, 공과금을 연체하지 않고 꼬박꼬박 납부하는 것도 신용등급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 무분별한 금융거래는 지양할 것
지속적인 금융거래가 신용등급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많은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이용하거나, 신용카드를 다수 발급받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신용을 평가하는 항목은 수백에서 수천 가지이고, 이 중에는 대출 실행 기관, 기관 수, 특정 기간 내 이용 빈도, 신용카드 발급 건 수, 각 신용카드 이용금액, 한도 등도 각각 포함되어있다. 만약 이용 중인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건 수가 증가하면 각각의 항목들에 대해 모두 낮은 점수가 부여되기 때문에 종합했을 때 종합 신용평점이 큰 폭으로 하락하여 신용등급에 상당한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무분별한 금융거래 이용은 가급적 지양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이미 보유하고 있는 대출이 많다면 가급적 주거래 은행 중심으로 채무를 통합하여 대출 이용 건 수를 줄이고, 고금리의 단기 카드대출(현금서비스), 저축은행 및 대부업 대출은 이용하지 말거나 이용중이라면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가급적 해지해놓는 것이 좋다.
3) 연체는 절대 금지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 이용 시 한 번이라도 연체한 이력이 있다면 신용에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또한 연체금을 상환했다고 해서 기록이 바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30일 미만의 단기연체기록은 3년, 90일 이상의 장기연체기록은 5년간 신용정보 상에 기록에 남는다. 3~5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금융거래를 하는 데 있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절대 연체를 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5일 이상 10만 원 이상의 금액을 연체했을 경우 연체기록이 신용정보상에 등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융기관 내부 정책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연체 등재가 되지 않더라도 연 20%에 육박하는 연체이자가 연체일 수에 따라 가산될 수 있으니 애초에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4) 신용관리 서비스를 이용한다.
나이스지키미, 올크레딧 등 신용평가사에서 제공하는 신용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신용관리 및 향상에 도움이 된다. 연간 2~3만 원대의 신용관리 서비스는 다양한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용기간 동안 나의 신용정보(신용등급, 신용평점, 신용조회기록, 금융거래기록 등)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동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알림을 보내준다. 또한 본인의 금융거래 행태를 바탕으로 현 상황에서 신용등급 향상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제공해준다.
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본인의 명의를 도용하여 금융사기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명의도용 및 신용조회 알람, 차단, 내역 확인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비록 유료 서비스이긴 하지만 신용등급 향상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금융사기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용할만한 가치가 있다.
핀테크 산업의 발전과 신용평가 방식의 발전으로 인해 신용평가사와 금융기관들은 고객 개개인의 신용을 기존보다 더 면밀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맞춤형 금융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신용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가 이러한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나의 신용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좋은 신용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자.
금융과 IT를 결합하여 기존의 대출·투자 경험을 혁신하는 P2P금융 스타트업, 어니스트펀드의 이야기가 연재될 팀 브런치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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