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꿀언니 Jan 04. 2023

결혼 후 둘 다 아프면

결혼을 하면 아플 때 배우자에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는, 다정한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아프게 되었습니다. 지난 연말엔 혐관부부가 함께 코로나에 걸려 앓았습니다.

한 명만 아프면 밥도 챙겨주고  간호해 줄 사람이 있어 다행이었을테지만,

코로나에 둘 다 걸리다보니... 

간호를 누가 할  었을까요. 열은 둘 다 펄펄 나지, 힘은 하나도 없지...

서로의 눈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힘들 때 사람의 본성이 드러난다더니요.

결혼 전 저의 로망이 실은 서로 아껴주는 따뜻함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고통은 어떻게 캣치하시나요? 얼마나 아픈지, 어디가 아픈지, 통증과 괴로움은 수치화할 수도 없을테구요.  같은 바이러스더라도 감각하고 느끼는 건 다를 수도 있구요. (같은 코비드 일텐데 미각은 남편만 잃었었답니다) 

하물며 마음의 일은 더욱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러면 결국 징징대는 쪽이, 드러내는 쪽이 늘 이깁니다. 그로말미암아 누군가는 괴로움을 참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가 없겠지요.


어쩌면 아플 때 호들갑스럽게 응석 부리지 않는 것만으로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한 보살핌이자 예의가 아닐까 요즘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오리너구리부인에게는 설염이 세상을 잃는 고통이지만, 39도의 어지러움과 고열에도 버티고 있는 고양이양반처럼요. 


결론은 요즘 코로나가 다시 유행입니다.

안아픈게 최고입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